▲ 김 명 환 목사

미어캣(meerkat)이라는 퐁유동물이 있다. 미어캣은 식육목 몽구스과에 속하는 무리생활을 하는 포유동물이며, 주로 아프리카 남부의 건조하고 돌이 많은 지역에서 서식한다. 무리의 개체들이 돌아가면서 보초를 서는 습성이 있다. 이로 인해 ‘사막의 파수꾼’이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에 등장하는 캐릭터 ‘티몬’으로 인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프랑스의 소설가 뒤마의 작품인 '삼총사'에는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All for one, one for all )'라는 구호가 있다. 작은 몸의 포유동물로 집단생활을 하는 미어캣은 저 구호를 가장 잘 지키며, 살아가는 무리 중 하나이다. 먹이 피라미드에서 아래층에 위치한 미어캣들은 천적인 맹금류를 경계하기 위해 순번을 정해서 감시한다. 그리고 자기 차례의 보초 순번이 오면 다른 미어캣이 식사할 때도 땡볕에서 감시하고, 적이 공격해 오면 몸으로 동굴 입구를 막아 동료를 지키다 죽기도 한다.

우두머리 미어캣을 포함해서 그 어떤 미어캣도 자신에게 이 가혹한 보초의 순번이 돌아왔을 때 보초를 거부하지 않고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한다. 암컷 미어캣은 한 번에 2~5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데, 한 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다 자란 다른 암컷들은 신기하게도 모두 젖을 만들어내어 새끼들에게 젖을 먹인다. 단 한 마리가 무리를 위해 죽어가기도 하고 단 한 마리를 위해 모든 무리가 사랑을 베풀기도 한다.

미어캣 처럼 집단생활을 하는 포유동물은 집단 모두가 살기 위해서 집단생활을 한다고 한다. 그것은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세계는 혼자 살 수 없다. 이웃과 함께 살아야 한다. 기독교의 참가치는 불교나, 유교와 달리 이웃과 함께 나누고, 구원받아야 하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이다. 미어캣의 집단생활에서 교훈을 얻는다. 하나님의 나라는 절대로 혼자 갈 수 없다. 너와 내가 함께 가야 하는 곳이다. 우리 모두가 가야 하는 곳이 하나님의 나라이다.

불교나, 힌두교는 개인 수양에 모든 것이 맞추어져 있다. 유교는 정치인들이 수양을 닫아야만 모두가 잘살 수 있다고 말한다. 기독교는 그렇지 않다. 기독교 복음의 본질은 이웃에게 맞추어져 있다. 이웃과 더불어 하나님나라운동에 참여해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나라는 혼자 갈 수 없다. 집단적으로 가야하는 곳이다. 남한민족만 가는 곳이 아니다. 남북한민족, 아니 230개국에 흩어져 사는 한민족, 세계민족이 함께 가야하는 곳이다. 하나님의 나라가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이 땅에서도 이루어야 한다.

사막의 작은 동물 미어캣에게서 배울 것이 있다. '올포원, 원포올' 개인주의로 가는 요즘 우리에게 꼭 필요한 동행의 정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오늘 우리사회는 이기주의가 극치에 도달했다. 기독교의 이기주의, 집단이기주의는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극에 달했다. 예수님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 떠돌이들에게 하나님나라를 선포하고, 이들과 함께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였다. 그래서 일부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은 예수님의 시간과 공간으로 돌아가자고 끊임없이 외친다.

그러나 대부분의 목회자와 신학자들은 오늘 당장 먹고 마실 것을 걱정하는 이웃에게 예수믿고 구원받으라고 추상적이며, 감상적인 복음만을 선포하기에 바쁘다. 성서의 경제관은 한마디로 함께 나누고, 이웃을 섬기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일부 한국교회의 목회자와 교인들은 자기중심에 매몰돼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외면한다. 그 결과 한국교회는 이웃이 없는 집단이 되어버렸다. 그리스도인들은 이웃과 함께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여야 한다.

인천 갈릴리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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