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명 환 목사

"겸손하다는 것은 자신의 고집을 잠시 접어두고 주변의 것을 더 살핀다는 의미를 지닌다. 겸손하지 못하다면, 자신의 고집과 방식이 계속적으로 자신을 지배하게 된다. 더이상 다른 방식으로는 살아갈 수 없도록 만들어 버린다"

<좋은 생각>에 실린 겸손에 대한 교훈의 글이다. 잠언 11장 2절에도 "교만이 오면 욕도 오거니와 겸손한 자에게는 지혜가 있느니라"고 했다. 겸손은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낮추는 태도를 일컬어 말한다. 겸손은 참으로 자신 있는 사람만이 갖출 수 있는 인격이다. 자신과 자부심이 없는 사람은 항상 열등의식이나, 비굴감은 있을지언정, 겸손한 미덕을 갖추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성서는 겸손하라고 말한다.

겸손하지를 못해 자신의 일을 그르치는 목회자들이 있다. 사실 목회자들 중 한 목사는 자신을 낮추지를 못하고, 이웃교회와 이웃교단의 지도자들을 무조건 자신보다도 낮추어 말을 하다가 문제의 교회, 문제의 인물로 낙인찍히는 사례를 보아 왔다. 그래서 목회자의 미덕은 이웃교회와 이웃교단을 인정하고, 자신을 항상 낮아져야만 하는데 있다. 그런데 오늘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은 그렇지 못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항상 남을 밟고 정상에 올라가야만 승리한 목회자로 인정을 받는 것이 오늘 한국교회이다. 목회자 자신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하기 보다는 교인들이 그렇게 만들어 버렸다. 오늘 한국교회는 목회자를 평가 할 때, 목회자의 인격과 소양으로 평가하지를 않는다. 교회 사이즈로 목회자를 평가하며, 이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예수님은 낮은 자리에 오셔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하나님나라를 선포하고, 이들과 함께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이셨다.

오늘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이 높아지려고 하는 것은 분명 하나님나라운동에서 이탈한 것이다. 겸손은 자기를 투시할 줄 아는 맑은 자의식을 가진 사람의 속에 있다. 자기의 한계를 알고 한정된 자신의 운명과 우주의 영원무변성과를 대비할 줄 아는 분별력을 가진 사람만이 겸손할 수가 있다. 또한 겸손은 생명있는 모든 것, 혹은 무생물의 모든 것까지 애련히 여기는 마음에서 유래하는 것이며, 그들의 존재함에 대한 외경심에서 비롯된다.

자연의 모든 뜻 옆에 있는 사람이나, 사물을 모두 스승으로 삼아 가르침을 얻고자 하는 겸허함을 가진 이의 삶은 경건하다. 경건한 삶을 사는 사람은 함부로 부화뇌동, 즉 자신의 뚜렷한 소신 없이 그저 남이 하는 대로 따라가지 않으며, 함부로 속단하지 않는다. 운명을 수긍하고 인내하고 사랑함으로써 극복하는 자이다. 그런 사려 깊은 삶을 사는 사람을 우리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모두는 겸손해져야 한다. 앞서지도, 뒤처지도 말하야 한다. 함께 어깨를 나란히 고개 돌려 마주 볼 수 있게만 하자. 소리가 너무 크면 귀가 상하고, 모양이 너무 밝으면 시선이 피로하다. 먼저 나를 보자. 그리고 남을 바라보다. 칭찬은 남이 준다. 자신을 비추려 하지 말자. 지나침은 침묵을 불러오고, 설치면 상대가 외면한다. 자랑은 벌거벗은 나를 들어내 보이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바위처럼 살아야 한다.

쉴새없이 떠벌이는 앵무새는 되지 맙시다. 우리 조금은 비워두고 겸손해져야 한다. 그렇다. 세상을 살다 보면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경험하지만 내 생각과 같은 사람은 없다. 생김이 각자 다르듯 살아가는 모습도 모두가 다르다. 또한 살아가는 사고방식이 다르고, 꿈이 다르고 성격 또한 다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말은 적게 하고 행동은 크게 해서 자신만의 탑을 높이 세워 두고 조금은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가길 소망해 본다.

인천 갈릴리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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