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명 환 목사

6.25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도 69년이 됐다. 하지만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한민족 화해의 길은 멀고 험하다. 6.25 한국전쟁 69년을 맞아 한국기독교 100주년기념사업협의회 여성분과위원회가 고백한 <기독교 100주년에 드리는 여성의 기도문>에 주목한다.

“… 당신의 평화를 이 땅에 강물처럼 끌어들이며/민족들의 평화를 개울물처럼 쏟아져 들이는 일을 이 민족에게 허락 하소서/하나님의 말씀과 거짓된 말들을 분별케 하는 성령을 우리에게 허락 하소서/하나님. 우리는/이 땅에서 힘 있는 자들이 당신 앞에서 무서워 떠는 날을 대망 합니다/이 땅에서 이름 없이 죽어간 이들이 당신 앞에서 기억되는 날을 대망 합니다/…(중략)…/분단의 민족이 하나 되는 구원의 날을 대망 합니다. 백두산과 한라산이 하나 되고 이 땅의 산들과 언덕들과 바다들이 우리 앞에서 소리 높여 노래하며, 들의 모든 나무들이 손뼉을 치며, 당신의 나라를 찬양하는 날을 대망 합니다…”

이 기도문은 <기독교 100주년에 드리는 여성의 기도문> 중 일부이다. 분단을 넘어서 평화를 간구하는 기도라는데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이 기도문은 분단 74년, 한국전쟁 69년을 맞은 오늘 다시 한 번 생각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세계평화를 간구한다. 또한 한국교회가 분단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드려야 온 기도이며, 앞으로도 드려야 할 간구의 기도이다. 또 240여개국에 흩어져 사는 한민족 모두의 염원이기도 하다.

오늘 한국교회 성직자와 교인 모두는 기도를 드릴 때마다 평화를 간구한다. 그런데 이러한 기도가 참된 평화를 간구하는 것이라고 보기에는 어디인가 모자라다. 원리주의와 근본주의 신앙에 갇혀, 예수님의 평화(샬롬)을 말하기보다도, 로마의 평화(팍스)를 말하며, 이념 간의 갈등, 남북한 민족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데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한국교회가 권력을 등에 업고 기득권세력으로 성장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가진 것이 너무 많아 내려놓을 자세가 전혀 되어있지를 않다. 한국교회는 한마디로 맘몬이 하나님이 주신 은혜보다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남북한 민족 간의 갈등을 부추기며, 민족 간에 화해하라는 성서의 진리에서 이탈해, 로마평화(팍스), 힘에 의한 평화를 간구한다. 남북한 민족 간의 적대적인 관계를 조성하는데 한국교회가 중심에 서 있다. 목사와 교인들이 퍼 나르는 ‘로마 평화’의 글은 오늘도 SNS를 통해 계속되고 있다.

보수적인 한국교회의 성직자와 교인들은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한민족의 화해, 그리고 평화통일의 걸림돌인 것은 분명하다. 한국교회는 반통일적이며, 반민족적이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보수적인 성직자들의 입에서는 노골적으로 동서간의 갈등을 조장한다. 전라남북도의 분리를 노골적으로 말하는 목사도 있다. 또 설교시간에 전라도를 ‘전라민국’이라고 말하는 목사도 있다. 전라도 국민을 ‘빨갱이’로 몰아붙인다.

이들 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교회 안에도 전라도 교인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 이런 말들은 전라도 교인과 국민들을 비하하는 발언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교인들은 목사의 잘못된 설교에 ‘아멘’으로 화답한다. 이것이 바로 원리주의와 근본주의 신앙에 갇힌 한국교회의 현주소이며, 교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한민족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 국민 대부분의 시각이다.

한마디로 남북한의 분열은 한국교회 원리주의자와 근본주의자들에 의해서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한국교회는 일제하에서 장로교회에 의해서, 성경과 공과가 분열되는 아픔을 경험했다. 해방 후 교회는 끊임없이 분열되었고, 남북한 분열의 중심에 있었다. 세계교회가 동서 냉전종식의 중심에서 봉사했다. 한국교회도 분단의 중심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한민족의 화해, 그리고 민족통일을 위해서 봉사하는 교회로 거듭나자.

인천 갈릴리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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