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형 목사.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이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그저 이웃나라 이야기로만 방관하던 우리나라마저 결국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공격에 속수무책 뚫리고 말았다. 정부와 방역당국에서 확산을 막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무려 2억 마리에 가까운 돼지들이 살처분 됐다는 중국을 볼 때 주의가 요청된다.

이번 사태로 돼지농가들은 비상이 걸렸으며, 돼지를 주 원료로 사용하는 업체나, 정육사업에도 폭풍이 지나갈 전망이다. 더욱이 비교적 서민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던 삼겹살 등 가격도 폭등이 불 보듯 뻔 해 폐사율 100%라는 무시무시한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위력이 당분간 한반도를 집어삼킬 것으로 보인다.

안타까운 것은 이미 수천마리의 돼지들이 살처분 됐는데도, 여전히 감염경로는 오리무중한 상태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지금 이 순간에도 감염의 매개체가 전국을 활보하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뿌리를 찾아서 발본색원하지 않는다면, 분명히 이는 구제역이나 AI가 해마다 국산 농가를 괴롭히듯이 끊임없이 공격해올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를 가만히 살펴보니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마치 한국교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이단사이비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한번 걸리면 살아남지 못하는 악독한 바이러스인 돼지열병이 마치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해 기성교회를 붕괴시키는 이단사이비들의 행태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교회의 연약한 부분으로 파고들어 처참하게 무너뜨리는 그들의 행태랑 판박이다. 말로는 언제나 이단사이비를 경계하라고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하는 그들의 교묘한 술수에 피해를 보는 것이, 해를 거듭할수록 모양을 변화하며 생태계를 괴롭히는 바이러스와 똑같다.

그렇다면 이제는 우리 정부와 방역당국이 감염경로를 찾고, 확산을 방지하려고 불철주야 노력하는 것처럼, 한국교회도 이단사이비들의 교묘한 술책에 넘어가지 말고 우리 성도들이 거짓된 술수에 더 이상 넘어가지 않도록 그들의 확산을 방지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저 우리 교회와 교단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우리 지역교회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무심코 넘어간다면 그 칼날은 언젠가 자신의 교회와 교단, 지역교회에 드리우고 있을 수 있다. 한국교회가 모두 힘을 합해 이단사이비의 뿌리를 발본색원해야 한다.

여기에는 정치적이거나 경제적인 이해득실을 따져서는 안 된다. 철저한 검증과 다양한 각도에서의 연구를 바탕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 간혹 정치적, 경제적 이해득실을 따져서 무분별하게 이단정죄를 하거나, 반대로 심각한 이단임에도 슬쩍 눈감아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한국교회 전체에 해를 입히는 행위인 동시에 하나님이 보시기에도 좋지 못한 행태다. 오직 하나님 말씀이 온전히 세워지기 원하는 마음에서 우리 교회와 성도들을 지켜내겠다는 파수꾼의 각오로 임해야 한다.

물론 작금의 한국교회가 누구를 욕할 처지는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몇몇은 한국교회의 요즘 행실을 보면 이단사이비들조차도 혀를 찬다고 조소하는 경우도 있다. 어찌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솔직히 한국교회의 분열과 갈등의 모습을 보거나, 세속적 욕망에 사로잡힌 모습들은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다. 여기에 몇몇 교계 지도자들의 돌출된 행동은 가뜩이나 한국교회의 이미지도 좋지 못한데, 여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 그렇다고 이단사이비들의 문제를 ‘나몰라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제아무리 한국교회가 이러저러한 문제로 곤경에 처했어도, 한국교회를 무너뜨리려는 그들의 야욕은 막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한국교회는 스스로 자정의 노력을 다하고, 개혁의 주체로서의 바른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수호를 위해 ‘내가’아닌 ‘우리’가 되어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십 수 년 이단사이비였음에도 마치 자신들이 기성 교단의 멤버였던 것처럼 ‘깨끗한 척’, 혹은 ‘정의로운 척’, ‘불쌍한 척’하면서 한국교회의 멤버십에 발을 슬쩍 올려놓으려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9월 장로교 총회에선 이단사이비들에 대한 각 교단의 철저한 검증과 연구의 결과가 나와서 한국교회를 탐하려는 그들의 거짓된 탈을 벗기는 단초를 놓았으면 한다. 그길 만이 한국교회가 다시 하나가 되고, 대한민국을 이끄는 든든한 기둥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다.

예장 합신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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