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창훈 목사.

얼마 전 통일로를 따라 파주 산골동네에 있는 약속된 식당을 찾아갈 때 황금물결로 출렁이던 들판은 추수가 끝난 뒤라 텅 빈 채로 겨울맞이 채비를 하고 있었고 오솔길에는 하나둘 떨어지는 도토리가 ‘떼구르르’ 소리 내며 굴러가고 있었다. 늦은 가을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한해도 마무리되어 가는가 보다 하는 아쉬움이 컸지만 한해도 은혜 가운데 달려왔기에 감사 또한 크다. 한해를 뒤돌아보면서 다시 한 번 기억해야 될 몇 가지 것들을 가슴에 새겨본다.

먼저는 대신관계이다. 대신관계란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창조주 하나님과의 관계를 말한다. 사람이 제 아무리 잘나고 똑똑하고 세상 것을 다 거머쥐고 살아도 분명한 사실은 사람이 창조주 하나님의 피조물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삶의 현장에 있는 모든 것들을 보면 누군가가 만들지 않은 물건은 하나도 없다. 밥솥, TV, 냉장고, 자동차, 옷, 신발, 안경, 가구 등등 그냥 존재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우리 사람도 그냥 생겨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그 코에 생기 (영혼)를 불어 넣어서 영혼을 가진 존재로 지음을 받은 것이다. 그래서 내 인생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바르게 알고 늘 기억하며 사는 것이다.

다음은 대인관계이다. 창조주 하나님께서 만드신 사람과의 관계를 말한다. 사람은 지.정.의의 요소를 지니고 있는 탓에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고 희로애락의 감정을 가지거나 나타낼 수 있고 본인의 의지에 따라 일하고 행동할 수가 있다. 그래서 사람이 다 같을 수가 없고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하기에 사람과의 관계는 쉬운 것 같지만 쉽지 않다. 결코 쉽지 않지만 한 가지 가능한 방법은 사람에 대하여 사랑하고 용서하고 축복하는 것이다.

그리하면 모든 갈등과 아픔을 잠재울 수 있다. 이 방법은 스스로 터득하고 빨리 실천할수록 좋다. 미움과 증오와 분노는 우리의 삶을 병들게 하고 인생전체를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대물 관계이다. 대물관계는 물질과의 관계를 말하는데 물질의 주인이 창조주 하나님이심을 알고 물질이 인생의 목적이나 가치가 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한다. 물질은 이 땅에서 살 동안 선하고 아름답게 살기위한 도구요 수단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물질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물질을 얻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다가 원치 않는 아픔과 고통을 겪는다. 한해를 보내면서 잊혀져가는 세월이 아니라 중요한 것을 잃거나 잊지 않고 잘 간직하고 기억하는 것이 평생의 삶에 유익하고 복이 될 것이다.

동아교회 담임•시인
천일작정기도운동본부 대표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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