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성 목사.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비상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대구•경북을 휩쓴 코로나 위세가 전국적으로 확산 일로에 있다. 정부와 지자체, 병원과 의료진, 봉사자들과 시민 등 모두가 불철주야 애쓰고 있지만, 안타까운 소식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다행히 확진자 수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불씨가 남아 주의가 요청된다. 다만 분명한 것은 주 안에서 모두가 치유되고, 이 위기 상황이 말끔하게 해결되리라 믿는다.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가 확산의 정점을 찍게 된 것은 한국교회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 집단의 책임이 크다. 그들의 폐쇄적이며 비밀스러운 행적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을 부채질했고, 아무것도 모른 대구 시민들은 하나씩 감염되고 말았다. 31번째 환자부터 시작된 감염은 순식간에 대구지역을 빨갛게 물들였고, 작금은 전국적으로 8000여명을 훌쩍 넘었으며, 사망자도 100명을 이미 넘은 상태다. 초기 대응을 잘했으면 이처럼 확산되지는 않았을 텐데, 아쉬운 대목이기도 하다.

정부가 뒤늦게라도 신천지 집단의 위험성을 파악해 대응에 나서고, 각 지자체에서도 신천지 집단의 신도들을 전수조사에 나서 다행스럽다. 그런데 신천지 집단 때문에 엉뚱한 곳에 불똥이 튄 느낌이다. 바로 신천지 집단과 한국교회를 동일선상에 놓고 보는 경우다. 정부는 직접적 매개체가 아닌 간접 감염으로 인해 고통을 당하고 있는 몇몇 교회들의 감염사례만을 토대로 한국교회 전체를 신천지 집단과 동일시 하고 있다. 그리곤 교회의 본질이자 기본인 예배마저도 하지 못하게 탄압에 나선 모양새다.

이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문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정 총리는 앞으로 2주를 코로나 극복을 위한 분수령으로 정해 적극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을 요청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정 총리는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은 앞으로 보름동안 운영을 중단해 줄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그리고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직접 행정명령을 발동해 집회와 집합을 금지하고, 나아가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는 경우에는 시설폐쇄는 물론 구상권 청구 등 법이 정한 가능한 모든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참으로 어불성설이다. 어째서 종교시설이 높은 위험군으로 지목됐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렇게 따지면 대중들이 즐겨 이용하는 버스나, 지하철 등은 위험도가 낮은지 되묻고 싶다. 아니 젊은층들이 대거 줄을 서서 기다리는 클럽 등은 왜 조치를 취하지 않는가. ‘내로남불’의 끝판왕이라고 하겠다.

무엇보다 한국교회는 이번 사태가 터지자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몸소 실천에 옮겼다. 더욱이 교회의 본질인 예배마저 영상으로 대체하고, 예배당에서 드릴 때에도 철저한 방역체제를 갖춰서 감염 확산 방지에 적극 나섰다. 그런데 정부가 칭찬은 못해줄망정, 오히려 나서서 교회의 예배 금지 정책을 내놓은 이유는 그 무슨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 수많은 교회 중 몇몇 교회에서 발생한 감염사례를 일반화시켜 교회 전체를 싸잡아 타깃으로 정하는 것은 이는 곧 종교탄압, 한국교회 탄압이다.

주일 공예배는 생명이다. 이 진리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예배의 형태마저도 정부가 통제하려 든다는 것은 교회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으로 전쟁선포나 다름없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의 모든 책임을 콜센터나 병원, 교회, 요양원 등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정부의 형태에는 더 이상 동조할 수 없다. 누구보다 열심히 영혼구원의 사명을 다하고, 정부의 정책에 철저하게 따른 교회의 예배마저 좌지우지하려는 행태는 당장 그만둬야 한다. 정부가 시급히 해야 할 행동은 한시라도 빨리 국민들이 생업으로 돌아오도록 이끄는 것이고, 예배금지 행정명령을 내릴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예배를 안전하게 드릴 수 있도록 도울까를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이 나라, 이 민족을 위해 지금도 무릎 꿇고 기도하고 있는 천만 기독교인과 동행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샬롬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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