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 태 영 목사

교계 일부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격하게 반대하고 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도덕과 윤리의 가치들을 허물고 성적 타락을 방조하고 하나님을 모욕하는 죄악을 서슴없이 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더 나아가 “성경은 동성애에 대해 명백히 죄임을 가르치고 정죄”하며 “죽음으로 응징한다.”고 섬뜩한 주장까지 펼치고 있다.

정의당이 발의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은-아직 다수당인 민주당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예단할 수 없지만-“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금지하고, 차별로 인한 피해를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서 헌법상의 평등권을 보호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함”을 목적으로 함을 밝히고 있다. 이 법을 반대하는 이들은 이 법이 적시한 “성적지향, 성별 정체성”을 문제 삼고 있다. 이 법이 음란행위를 합법화 하고, 성적 타락을 부추기는 것으로 예단한다. 하지만 [포괄적 차별금지법]뿐 아니라 어느 누구도 성적 타락을 부추기는 이는 없다. 동성애를 권장하는 이들도 없다. 다만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성소수자들도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권리가 있고, 행복할 권리가 있고, 그래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죄는 미워해도 죄인은 미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이다. 그럼에도 차별금지법 반대자들의 성소수자들에 대한 태도는 완고하기만 하다. 원수에 대한 증오심에, 종교적 편견과 도덕적 우월주의가 결합하여 한 발짝도 물러섬을 모르는 요나도 그랬다. 요나는 자기 안의 타오르는 증오심이 풀리지 않기 위해 무디어진 눈을 치켜뜨고 제 눈으로 원수의 나라가 심판받아 잿더미로 변해버리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다. 심지어 하나님께서 원수들에게 자비를 베푸시는 걸 보기 싫어서 도망치기까지 한 사람이다. 마찬가지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이들은 성소수자들을 정죄하기에 바쁘다. 그들이 받는 사회적 모멸과 고통, 부당한 차별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 밖으로 보인다. 예수께서는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 하셨지만, 성소수자들도 우리가 품어야할 이웃이라는 생각은 없어 보인다. 그들의 이웃은 누구일까?

삼일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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