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신 목사.

코로나19의 장기화에 이은 유례없는 긴 장맛비로 인해 전국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하늘이 구멍 난 듯 쏟아진 비는 멈출 줄 모르고, 순식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의 가슴은 타들어 간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그저 망연자실할 뿐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인해 전국서 41명의 안타까운 생명이 목숨을 잃었고, 9명이 실종됐으며, 부상자도 8명에 달한다.(12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인명피해뿐 아니라 11개 시도에서 4498세대 790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농경지 2만7466ha가 침수되거나 유실됐고, 주택 5926동과 비닐하우스 5824동, 축사 및 창고 2521동이 물에 잠기는 등 시설 피해도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 가평군도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비로 6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내렸으며, 지역 내 도로와 가옥이 침수되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번 폭우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무분별하게 훼손한 인간의 이기가 빚어낸 참혹한 결과다. 이상기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곳곳에서 때 아닌 폭우가 쏟아지거나, 태풍이 일고, 사막에 눈이 내리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곳곳의 화산폭발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모두가 아름답게 균형이 잘 잡혀 있는 세상을 인간의 무한한 발전욕심에서 비롯됐다. 지구온도가 1도가 올라감에 따른 나비효과는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자연재해와 코로나19와 같은 각종 전염병으로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혹자는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 이른바 지구 종말시계가 자정에서 고작 100초 남았다고 한다. 그만큼 작금의 지구는 위기경보가 울린 상태다. 이대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계속해서 훼손한다면 재앙을 맞을 수 있다. 일부는 ‘너무 늦었다’는 말을 하고 있지만, 지금이라도 발 벗고 나서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자연을 온전히 가꾸는데 전력을 쏟아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후손들에게도 아름답고 균형 잡힌 삶의 터전을 만들어줄 수 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숨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만, 대한민국, 아니 지구촌의 미래도 밝다.

더불어 이번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를 본 이들의 아픔에 모두가 동참하길 간절히 바란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우리 집은 피해를 보지 않았으니 괜찮아’라고 넘길 문제가 아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은 남이 아닌, 바로 우리 이웃이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마음처럼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하루라도 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건네야 한다. 우리나라가 어떤 나란가. 힘들고 어려울 때 서로 돕고 살아가는 민족이 아닌가. 지금은 모든 분쟁과 갈등을 내려놓고, 하나가 되어 손을 맞잡아야 할 때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러한 집중호우는 올해뿐 아니라, 해마다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반갑지 않은 이 불청객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몰랐다’고 두 손 놓고 있을 문제가 아니다. 한시라도 빠른 경보시스템을 마련하고, 두 번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홍수대비 시설도 갖춰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온전히 보존하려는 노력을 평소 작은 것부터라도 실천에 옮겨야 한다. 이번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를 본 모든 이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고,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예장 통합피어선 총회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