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명 환 목사

“그들이 예수를 가야바에게서 관정으로 끌고 가니 새벽이라 그들은 더럽힘을 받지 아니하고 유월절 잔치를 먹고자 하여 관정에 들어가지 아니하더라/그러므로 빌라도가 밖으로 나가서 그들에게 말하되 너희가 무슨 일로 이 사람을 고발하느냐/대답하여 이르되 이 사람이 행악자가 아니었더라면 우리가 당신에게 넘기지 아니하였겠나이다/빌라도가 이르되 너희가 그를 데려다가 너희 법대로 재판하라 유대인들이 이르되 우리에게는 사람을 죽이는 권한이 없나이다 하니/이는 예수께서 자기가 어떠한 죽음으로 죽을 것을 가리켜 하신 말씀을 응하게 하려 함이러라“(요한복음 18장28-32절)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자신의 신앙생활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유대인들은 빌라도 앞에 선 예수님과 바나바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기로에 섰다. 바나바는 폭력을 동원한 이스라엘 민족의 해방을 주창했다. 반면 예수님은 평화를 선택했다. 유대인들은 예수를 죽이고, 바라바를 살리라고 아우성쳤다. 빌라도는 요구에 따라 예수를 죽였다.

그렇다 정의는 늘 상처받는다. 그 결과 우리는 불의가 판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증오로 가득차 있고, 십자가를 지려는 사람이 보이지를 않는다. 오히려 예수님을 빌라도의 법정에 세우려고 한다. 십자가를 지는 것처럼 어려운 일은 없다. 성서를 이를 교훈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삶속에서 정의를 위해서 싸우다가 고난당하는 사람들을 보아왔고, 오늘도 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폭력을 일삼는 자들에게 매료돼 있다. 고난의 십자가를 원수로 생각한다.

우리가 예수님의 길, 십자가의 길을 내려놓는 순간, 신앙생활은 물론이고, 우리의 삶 전체가 무너져 내린다. 이제라도 가던 길을 멈추고, 우리의 신앙생활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예수님이 바라던 평화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가.. 아니면 바라바와 같이 폭력을 통한 민족해방의 길을 걸어가고 있지나 않나를 가던 길을 멈추고 되돌아 보아야 한다. 예수의 길, 십자가의 길, 고난의 길에서 이탈한 그리스도인이 되어 가고 있지 않은가.

오늘 그리스도인들은 강대국을 숭상하는 잘못을 범하고는 있지 않는가. 한국교회는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깨어 일어나 세상 속에서 빛을 발해야 한다. 그런데 오늘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속에서 빛이 되고 있는가.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가. 가던 길을 멈추고,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 우리는 우리를 지키기 위하여 무슨 일을 했는가. 예수님이 거부한 강대국을 섬기며, 신의 자리를 돈으로 대치하지 않았는가.

그의 현현은 주가지수가 아닌가. 그의 미사는 달러가 아닌가. 그의 문화는 크렘궁에서까지 좋아했던 자본주의 보편문명이 아닌가. 한국교회는 가던 길을 돌아서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시온의 영광을 바라며, 십자가를 지고 살아야 한다. 이것은 나 자신의 기쁨이며, 영광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걸어야 한다. 증오를 버리고 인내하며, 아름다운 삶을 영위해야 한다.

예수님은 미천하게 보였지만, 스스로 십자가를 지심으로 영광을 드러냈다. 이스라엘 민족에게 있어 바나바는 얼마나 멋진 사람인가.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겉으로는 예수님의 길을 걷는다고 말하면서도, 바나바의 길을 걷고 있지 않은가. 예수님의 평화를 노래하기보다는 로마팍스를 맹종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보니 일부 그리스도인은 남북한 민족의 화해보다 증오하지 않는가. 한반도의 평화를 말하기보다는 남북한 적대적 관계를 조성하고 있지 않은가.

8.15광복절 75주년을 맞은 한국교회는 한국선교 130년, 광복 75년, 분단 75년, 한국전쟁 70년을 되돌아보고, 한국교회가 나라와 민족, 그리고 하나님나라를 위해서 어떻게 봉사했는가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이것은 자기 십자가, 예수님의 고난의 십자가를 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고난을 견디며, 예수님의 삶의 현장, 역사의 현장서,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여야 한다. 이것이 오늘 한국교회에 부여된 선교적 과제 중 하나다.
 
인천 갈릴리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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