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탁기 목사.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도 모자라 3단계 조치까지 시행을 앞둘 정도다. 연일 300명대의 확진자 증가추세는 중증환자의 병실 부족을 초래하고 있으며, 사망자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바닥을 뚫고 내려앉은 경제는 좀처럼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속칭 ‘영끌’, 영혼까지 끌어 모아 집을 사고, 주식을 사는 젊은층들이 증가하는 웃지 못 할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말 그대로 모두가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모두가 힘든 가운데,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이 땅의 소외된 이웃들이다. 이들은 그 흔한 마스크조차 구하기 어렵다. 요즘 같아선 마스크가 없으면 어느 곳도 갈수가 없는데, 수중에 있는 마스크는 한정적이다. 이들에게 마스크 한 장 가격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액수다. 그렇기에 마스크 한 장을 며칠이고 재사용하는가 하면, 남이 쓰고 버린 마스크를 가져다가 빨아서 쓰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가 국가 경제는 물론, 이 땅의 소외된 이웃들의 삶의 질을 더욱 떨어트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소외된 이웃들을 향한 도움의 손길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고, 직장에선 일자리를 잃어버리는 등 어느 하나 성한 곳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나도 살기 힘든데 누굴 돕나’란 생각에 선뜻 남을 돕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런 악순환은 결국 소외된 이웃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누구보다 앞장서서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사랑과 나눔, 헌신을 실천에 옮겨야할 교회마저 도움의 손길을 놓아버렸다는 점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교회 역시 헌금 수급에 문제가 발생해 전체적인 재정이 줄어들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일수도 있지만, 교회마저 그들을 ‘나 몰라라’ 하면 누가 나서겠는가. 교회는 어떠한 상황에 처했더라도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우는 자들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홀로 외로이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이들의 짐을 들어 줘야 한다. 가장 낮은 자의 자리에서 섬김의 본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교회의 역할이자,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사명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재확산의 온상으로 낙인이 찍혀버린 지금, 교회가 솔선수범의 자세로 이 땅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나서야 한다.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들의 부족한 것을 채워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더 이상 가진 자들, 권력의 꼭대기에 있는 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려 하기보다, 코로나 시대에 또 다른 소외됨을 겪고 있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려 앞장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노숙형제들에게 마스크를 전달하고, 코로나에 이어 집중호우 피해까지 입은 농가를 돕는 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랑 나눔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 단체와 개교회의 사역은 좋은 사례라 생각된다. 하지만 몇몇의 노력만으로는 소외된 이웃들의 고난과 역경을 해결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이제는 한국교회 모두가 하나 된 마음으로 이 땅의 소외된 이웃들을 돕기 위해 행동에 나설 때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이미지 추락이 심각한 상황에 처한 한국교회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선 교회가 사랑의 종교로 거듭날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스도교회협 증경회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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