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헌 철 목사

정치적 이념을 조장하며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하나님의 일, 교회 사수 등을 외친다면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한참 멀어져 있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념, 지역, 신분, 빈부 등에 차별을 두지 않으셨다.

가톨릭의 부패와 신앙적 퇴보, 탈선 등에 항의하여 개혁의 깃발을 들어 올렸던 자들이 누구였단 말인가? 그 개혁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개혁교회들이 오늘날에는 개혁의 대상이 될 뿐 개혁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회자 되며, 개혁을 교회에 만 맞길 수가 없다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걱정한다면 기우일까? 대한민국의 교회들이 개혁보다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수구적 외침과 행동을 한다는 비난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회개는 뒷전으로 하고, 욕망의 동굴에서 나오기를 거부하는 나머지 중세 ‘가톨릭’보다도 더 부패하였다는 말을 듣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일부 교회의 문제를 가지고 교회 전체를 매도하느냐”하는 목소리도 분명하다. 그러나 일부의 문제가 발생 된 것도 무관심 속에서 나오고 있음을 부정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그 일부의 문제를 우리 전체의 문제로 생각하며 끊임없이 개혁해 가는 것이 개혁교회의 본질이 아닐까? 그래서 장로교단 제105회 총회결의 소식이 속속 전해지는데 실망감을 지울 수가 없다. 장로교단들의 총회 역시 개혁을 위해 모이는 것이라고 하면 비약이라고 할 것인가? 그러나 작금의 우리의 현실을 보면 일부라고만 말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것들이 너무 많다. 한 예로 ‘전OO’ 목사 문제만 보아도 그렇다. ‘고신’, ‘백석’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 개혁은 머뭇거리지 않는 것이 장로교단의 전통이 아닐까? 물론 교리, 학술 등의 연구는 그 기한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끊임없는 쟁론 되었고 대한민국 전 국민이 모르는 이 없을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1년 더 연구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대 교단을 비롯하여 신학적 정통성을 주장하는 주요교단들이 ‘한국장로교총연합회’를 탈퇴할 때에는 무슨 명분으로 탈퇴했을까? 그런데 1년여 동안 더 연구하자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필자는 명망 있는 한 조직신학 교수로부터 “왜 목사님 교단은 탈퇴를 안 하시나요?” 하는 질문을 받은 바 있다. 그때 “총회장이 남아서 개혁하겠다고 하네요”하고 모호한 답변을 한 일도 있었다.

물론 ‘백석’에서는 전OO 목사를 면직처리 하였다. 그렇다면 ‘백석’과 한 공동체를 이루는 장로교단 이라면 전OO 목사를 목사로 칭해도 되는가? ‘백석’에서의 면직처리가 잘 못 된 것이라면 이의를 제기해야 할 것이며, ‘백석’의 결정에 동의한다면 당연히 그를 목사로 인정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만일 ‘백석’의 결정에 하자가 있다면, 재개(再改)를 요구하거나, 재판 절차를 통해 명예를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수용되었다면 어찌해야 할까? 그러므로 ‘한국장로교총연합회’에서의 명분 없는 탈퇴를 했다면, 그것 또한 분열을 조장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신앙적 결단에 의한 탈퇴였다면 총회결의 또한 명확함을 보여 주었어야만 했다. 교회는 정치집단이 아니라 신앙 공동체임에도 이념, 지역, 신분, 빈부 등에 차별을 두거나 정치적 풍향 등에 흔들렸다면, 장로교단 스스로가 교회는 정치집단임을 선포한 것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을 것이다. 혹시 내년 재보선, 다음 해의 총선 등의 결과에 따른 결의 등 정치적 여론의 동향이나 추이를 보아가면서 결론을 도출해 내겠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25)그런즉 거짓을 버리고 각각 그 이웃으로 더불어 참된 것을 말하라 이는 우리가 서로 지체가 됨이니라(엡 4:17-32).

한국장로교신학 학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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