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요한 목사.

2020년은 한국사회나 한국교회에 있어서 참으로 힘든 한 해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웠던 경기사정은 더욱 곤두박질쳤고, 이는 곧 서민경제를 무너뜨리고 급기야 성도들이 어려움에 처하자 교회마저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여전히 우리 사회의 빈틈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재난상황에 국민들은 점점 지쳐가고 있다. 말 그대로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터널 속에 갇혀 있는 느낌이다.

그래도 어둠의 터널 끝 빛이 보이듯, 절망만 있을 것 같던 상황에서 희망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 1년 동안 원치 않았던 불청객과 치고받고 싸우면서 터득한 대한민국 방역 시스템이 점점 안정화를 찾아가고 있고, 국민들도 철저한 생활방역으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난국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6.25 전쟁 가운데에서도 멈추지 않았던 대면예배마저 드리지 못할 정도로 위기를 맞았던 한국교회의 현장예배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 모두 하나님이 주신 은혜와 축복이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우리 일상을 되돌려주시고, 예배를 회복시켜 주신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와 찬미를 드린다. 그리고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온라인 예배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하나님과 소통하고, 하나님께 끊임없이 울부짖고 기도한 전국교회와 목회자, 성도들에게도 무궁한 감사를 드린다. 또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맡은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의 파이팅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이는 누구 하나만 잘해서 된 일이 아니다.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고난과 역경을 극복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2개월 남짓 남은 2020년을 얼마나 알차게 마무리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잠시 고삐를 늦췄다고 여기서 만족하면 안 된다. 언제든지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을 집어삼켰던 올해 봄으로 돌아갈 수 있다. 무엇보다 교회가 마치 코로나19 확산의 온상으로 지목돼 예배의 길마저 막혀버렸던 끔찍했던 시절을 되풀이할 수 있다. 그리고 남은 2개월을 얼마나 알차게 쓰는지에 따라서 다가오는 2021년의 모습이 확연하게 달라질 수 있다.

이처럼 총체적 위기 속 잠시 한 숨을 돌린 시점에서 그동안 한국정부와 국민들이 솔선수범해 난국을 극복해 왔다면, 이제부터는 한국교회가 바통을 이어받아 이 난국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해야 한다. 두 번 다시 코로나19 확산의 원흉(?)으로 낙인찍혀 발목 잡히지 말고, 코로나19 속 지쳐버린 국민들의 영육을 회복시키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더불어 코로나19 여파로 가뜩이나 힘겨운 삶의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소외된 이웃들이 다시 힘을 얻어 나아갈 수 있도록 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우는 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쓰러진 자를 일으켜 어깨동무하고 함께 나가야 한다. 더 이상 분열과 갈등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고, 화합과 일치로 이 땅의 하나 됨을 이끌어야 한다. 교회가 곤궁에 처한 나라와 민족을 살리는 중심에 서고, 마땅히 “역시 한국교회야”라는 칭찬을 받도록 뼈를 깎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이 나라와 민족을 바로 세우고, 나아가 세계만방에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 지름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예장 합동해외총회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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