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보연 교수

SNS에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글 하나가 감동을 주었다. 이 글은 가족의 소중함과 이웃 친구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도 남았다. 특히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상담해온 필자는 진정한 이웃과 친구, 가족이 몇 명이나 될까 곰곰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재벌회장이 있었다. 이 회장은 기자와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회장은 기자에게 "오늘 저녁식사를 모셔야 하는데, 마침 중요한 VIP와 선약이 있어서 다음에 꼭 모시겠다"고 말했다. 기자는 VIP 누군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물었다.

"혹시 외국에서 온 고위급 정치인이나 재벌회장 입니까?"

회장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아닙니다. 부모님과 처-자식 등 제 가족입니다."

작가가 감동을 받아 자신도 그날... 다른 약속을 모두 취소하고 VIP를 만나러 집으로 갔다. 그렇다. 최고의 성공은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일이며. 상대방이 마음을 열어 나를 받아들이는 가족과 친구가 세상에서 최고의 VIP이다. 진정한 이웃이다. 기자도 아침 출근하며, 아내에게 말했다.

"내일은 저녁을 밖에서 먹어야 할 것 같아... 내가 아는 최고의 VIP와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거든"

아내는 "하 ~ 좋으시겠네, 그게 누군데요?" 하고 물었다. 내가 말했다.

"누구긴, 당신하고 내 아이들이지"

출근하면서 얼듯 보니, 아내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청소를 했다.

"당신은, 나의 'VIP'에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위대한 업적보다도, 부모와 가족을 위한 희생적인 사랑이 어쩌면 더 크고 위대하다. 일도 중요하지만,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갖는 것처럼 중요한 일은 없다. 가족은 나를 받아드린다. 우리는 가족 때문에 일을 하고, 함께 생명의 밥을 먹는다.

이 아름다운 글을 읽으면서, 나는 누구에게 전화를 할까? 하며, 고민에 빠졌다. 생명을 다한 사람은 누구나 누구에게 전화를 걸어 "친구야! 나 먼저 간다!"고 인사라도 해야 하는데, 그럴만한 친구가 있는지 한 참 동안 생각에 잠겼다. 나이 많으신 한 어르신은 형제보다도 가깝게 지내는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어르신은 87살 나이로 숨을 거두기 한 시간 전에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었다. 거동이 불편했던 어르신은 그 전화를 받고 한없이 눈물을 흠 쳤다.

‘나, 먼저 간다!’는 그 말 속에는, ‘그동안 고마웠다’는 말과 ‘저 세상에서 다시 만나자’는 말이 담겨 있다. 그 전화를 받은 어르신은 일어날 수가 없었다. 그냥 눈물만 흘렸다. 그리고 한 시간 후에, 그 친구 어르신의 아들로부터, 부친이 운명했다는 연락이 왔다. 누구나 갈 때가 되었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나 먼저 간다고…작별인사를 하고 갈 수 있는 사람! 그런 친구 한 사람이 있다면, 그래도 괜찮은 삶을 산 사람이다.

나는 누구에게 전화를 해서 "친구야, 나 먼저 간다!"라고 말 할 수 있을까. 내가 먼저, 자리 잡아 놓을 테니, 너는 천천히 오라고. 말 할 수 있을까. 한참 넋을 놓고 생각했다. 친구도 좋고, 선배도 좋고, 후배도 좋고, 마지막에 누구에게 전화를 해서, 삶의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할까?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문득 바라본 예쁜 꽃, 한 송이에서 아름다음을 느끼지 못한다면, 곁에 있는 한 사람이 내 마음에 소중하게 여겨지지 않는다면, 삶의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야 한다.

가까이에 아름답고 소중한 벗이 있고, 가족이 있다. 우리는 그것을 못 보고, 끊임없이 다른 곳을 찾아다니는 것은 아닌지.

굿-패밀리 대표, 개신대 상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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