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서영 목사.

정부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를 수도권은 2.5단계, 비수도권은 2단계 조치를 2주 또 연장했다. 철저한 방역을 위한 조치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가계경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언제까지 허리끈을 졸라매야 할지 걱정이다. 소상공인들의 아픔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오죽하면 장사 좀 하게 해달라고 거리에 나서 시위를 하겠는가. 코로나19가 불러온 끔찍한 현실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누구보다 타격을 심하게 입은 것이 바로 한국교회라는 점이다. 누구보다 앞장서 방역당국의 지침대로 따랐던 한국교회였지만, 일부 몇몇 교회와 교회관련 시설에서의 일탈로 인해 싸잡아서 손가락질 당하고 있다. 전체 비율로 따져도 교회가 무조건 잘못했다고 볼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지금 돌아가는 판세는 교회가 바이러스 확산의 원흉으로 낙인이 찍히고 있다. 언론에서 ‘교회발’이라는 단어를 남발하면서 국민들은 정말 교회가 마치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인 것처럼 여기고 있다.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바이러스가 모든 판을 뒤흔드는 격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저앉아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다. 언제까지 진실이 아닌 거짓으로 먹칠을 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쿨하게 인정하고, 고쳐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쳐야 한다. 또 거짓된 부분에 대해선 진실이 무엇인지 알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비판을 위한 비판에 너무 쉽게 무릎 꿇지 않고, 당당히 나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이 엄중한 시대에 한국교회는 두 목소리, 세 목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 하나 된 마음으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진보와 보수니까 서로 다른 말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말고,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 하나님의 뜻대로 하도록 전력을 다해야 한다. 인간적 사고방식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말고, 단 하나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일인지 생각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코로나19는 어쩌면 한국교회에 기회일 수 있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모든 힘을 결집해야 한다. 이마저도 상대에게 그 책임을 묻고, 비난하는 일에만 허비한다면 결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지금은 이념전쟁에 힘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단순히 대면예배를 드려야 하는지, 아닌지를 논할 것이 아니다. 그에 앞서 하나님께서 주신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한국교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고민할 때이다. 오직 믿음으로 이 난국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서로의 입장의 차이가 있으면 조율하고, 끊임없이 기도해서 하나님께 간구해야 한다.

작금의 시대 속 진보든, 보수든 예배의 회복을 바라지 않는 한국교회는 없다. 다만 그 시기와 방법의 차이뿐이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며 조금씩 회복되어가고 있는 대면예배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힘을 합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이 땅의 모든 지체들이 한국교회를 향해 바라는 한가지다. 또 코로나19 확산의 원흉으로 낙인이 찍혀버린 한국교회의 이미지를 되살릴 유일한 기회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한국교회가 이 난국을 헤쳐 나가 모두가 사랑하는 종교로서 우뚝 서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예장 합동개혁 총회장·본지 상임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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