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보 연 교수

 남녀가 사랑해서 낳은 아이들이 부모와 이모, 양부모에 의해 살해당하는 일이 끊이지를 않고 있다. 정인가 양부모에 의해 살해 당한지 지 얼마 안 돼, 이모와 이모부 그리고 친모의 방임에 의해 9살된 아이가 살해됐다. 이 아이의 주검에서 폭행으로 생긴 수많은 멍 자국과 몸이 묶였던 흔적 등이 나왔다는 보도에 국민들은 분노했다. 이모·이모부는 “훈육 차원에서 욕조에 물을 받아 놓고 아이를 물속에 넣었다 빼는 행위를 몇 번 했다”고 하는 등 ‘물고문’을 연상케 하는 학대 행위를 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또 생후 2주된 아이가 살해당했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자신의 아이를 때려 사망케 한 A모(24)씨와 B모(22·여)씨 부부의 휴대폰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결과,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 '멍 빨리 없애는 법'과 경기 용인에서 발생한 이모의 '아동 물고문 사건'을 검색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부부는 자신이 저지른 학대의 증거를 없애기 위한 방법을 검색한 사실이 디지털 포렌식 기법에 의해 드러났다.

이 부모는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져 숨을 쉬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이 아이가 한쪽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한 상태에서 분유를 먹지 못하고 토할 만큼 크게 폭행을 당했던 것으로 경찰은 의심하고 조사 중이다. 이 비정한 부모는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하자 심폐소생술을 아이에게 실시하는 연기까지 했다고 한다. 호흡과 맥박이 이미 없던 아이에게 직접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작을 하면서 구급대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9살 된 아이를 살해한 이모·이모부는 물고문을 두 차례 행사했다는데 것에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1986년 물고문으로 죽임을 당한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을 떠 올리게 한다. 당시 동아일보 사설은 “하늘도 땅도 마음껏 울라”고 썼다. 생명의 존엄성을 상실한 오늘 우리사회는 이렇게 아이들을 살해하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살인·상습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모 장모(34)씨와 아동유기·방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부 안모(36)씨에 대한 2차 공판을 진행됐다. 이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이가 어린이집에 등원한 직후부터 몸 곳곳에서 상처가 발견됐다. 사망 전날엔 “모든 걸 포기한 모습이었다”는 법정 증언에 아이를 가진 이 땅의 모든 부모는 함께 울었다.

어린이집 원장 A씨, 홀트아동복지회 직원 B씨 등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정인이가 양부모로부터 겪은 학대 정황에 대해 증언했다. 어린이집 원장은 정인이가 어린이집에 입학했던 지난해 3월부터 몸에 반복적으로 상처가 났다고 증언했다. 원장은 “입학했을 때만 해도, 정인이는 발랄하고 건강한 아이였지만 곧 얼굴, 이마 등에 긁힌 상처와 멍이 든 채 등원했다”며 “1~2주 간격으로 새로운 상처가 계속 발견됐다”고 증언했다.

이 땅의 어머니, 정인이를 사랑하는 어머니들은 정인이의 양부모에 대한 공판이 열린 남부지방법원으로 몰려가 정인이를 살해한 양부모를 사형시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마디로 정인이, 아니 살해당하는 아이들의 ‘한의 소리’가 하늘과 땅에서 사무쳤다.

정인이의 담임교사는 아동학대를 의심해 정인이의 신체를 촬영해 기록해두었다. 정인이는 “상처가 난 이유 등에 대해 양모 장씨에게 물었다. 하지만 양모는 ‘잘 모르겠다’거나 ‘대부분 부딪히거나 떨어져서 생긴 상처’라고 했다”고 말했다. 원장은 지난해 5월 25일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에 처음 학대 신고를 했다. 원장은 “허벅지 안쪽에 멍이 들고 배에 상처가 있어 많이 놀랐다”고 증언했다.

또 “더 이상 의심만 할 게 아니라 신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신고했다”고 울먹였다. 하지만 양모는 “정인이 아빠가 ‘베이비 마사지’를 하다가 멍이 든 것 같다”고 말하며, 학대를 부인했다. 진료 의사도 급격한 체중 감소 등을 의심해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아동전문기관이나, 경찰, 이웃이 조금만 관심을 가졌더라면, 정인이는 죽지 않았을 것이다. 억장이 무너진다.

굿-패밀리 대표•개신대 상담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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