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영모 선교사(출처 한국성결신문).

‘불법 총기류를 소지했다’는 혐의로 필리핀 교도소에 억울하게 구속됐던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 백영모 선교사가 2년 7개월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백 선교사의 사건은 지난 2018년 6월 그의 부인이 ‘우리 남편 선교사가 안티폴로 감옥에 갇혔어요’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내면서 알려지게 됐고, 이른바 ‘셋업’ 범죄로 의심되면서 전 국민의 관심을 촉발시켜 20만 명이 넘게 청원에 동참하기도 했다.

당시 백 선교사는 2018년 5월 30일부터 4개월 넘게 억울하게 구금됐다가, 10월 1일이 되어서야 법원으로부터 보석을 허가받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을 수 있었다. 이후 백 선교사의 재판은 지난해 3월 4일 마지막으로 열렸으나, 코로나 여파 등으로 선고가 늦어져 2020년 12월 28일에나 무죄 판결문이 나왔고, 최근 무죄 판결문이 백 선교사에 통보됐다.

이 판결문에 따르면 필리핀 마닐라 RTC(Regional Trail Court) 100호 법원(부장 판사 콘세호 겐고스-이그날라가)은 “백 선교사가 불법 총기를 소지했다고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검찰 증인들의 상반되는 증언을 볼 때 총기와 수류탄 발견 장소에 의구심이 생기고, 백명모가 소지했다는 총기와 수류탄의 존재에 대한 증명도 검찰이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백영모의 증거에 대한 항변을 받아들여 검찰의 기소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특히 ‘셋업’ 범죄 의혹이 가득했던 이 사건에 대해 법원도 같은 맥락으로 바라보고 있음이 은연중에 밝혀졌다. 실제 법원은 “동일한 사건에서 두 명의 경찰관이 모순된 증언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위장 수사(buy-bust)’ 또는 ‘함정 수사’로 의심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문을 인용해 백 선교사 사건이 셋업일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검찰측 증인은 재판 심리 과정에서 총기류가 발견된 장소에 대해 서로 다른 증언을 했을 뿐 아니라, 검찰측에서도 백 선교사가 실제로 소지했다던 총기와 폭발물을 증거로 제시하지 못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것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조차 입증하지 못했다.

이에 백영모 선교사는 “거짓 고발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너무나 당연한 결론이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보석도 되고, 무죄로 최종 결론이 났다”면서, “고맙고 감사한 것 외에는 할 것이 없다”며 한국교회 성도와 국민들의 진심 어린 관심과 기도에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행정적인 절차를 마치는 대로 안식년으로 한국에 돌아와 직접 감사 인사와 그동안의 상황을 보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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