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의 작사자에 대해 안창호설과 윤치호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다. 또한 윤치호의 친일 문제가 거론되고 있으며, 작곡자의 경우 안익태의 표절 문제에 더해 그의 친일 행각이 드러나면서 애국가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애국가를 둘러싼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기독교사상 3월호』 독립운동의 달 3월을 맞아 ‘애국가, 개정해야 하나’란 제목의 특집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이번 특집에는 싸ᄋᆞᆯ사상연구소 소장 박재순 박사와 한국교원대학교 연구교수 김도훈 박사, 한국학중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 이경분 박사가 ∆새로운 애국가, 정말 필요한가 ∆애국가 가사의 변천과 작사자 논쟁 ∆안익태의 애국가, 한국인의 불편한 자화상 등의 제목으로 참여했다.

먼저 안창호설을 주장하는 박재순 박사는 애국가 가사의 의미 차원에서 새로운 애국가가 필요한지의 문제를 다뤘다.

책속의 박 박사는 애국가의 역사적·문학적 의미를 정리했다. 애국가 저자와 그 노래를 부른 시대적 상황을 이해한 후, 애국가 폐지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박사는 “애국가는 민족을 깨워 일으켜 나라의 독립을 이루기 위해 만들어진 노래이며, 그 가사는 한민족의 자부심과 긍지, 독립에 대한 염원과 헌신, 고결한 신념과 의지를 담고 있다”며, “또한 애국가의 정신과 철학에 비추어볼 때 작사자는 윤치호가 아니며, 유길준의 ‘독립경절가’와 윤치호의 ‘황실찬미가’를 바탕으로 안창호가 지은 노래”라고 내세웠다.

또한 박 박사는 애국가 교체의 이유로 언급되는 ∆작곡자 안익태의 친일 문제 ∆작사자 윤치호의 친일 문제 ∆가사가 시시하고 평범하며 시대정신에 뒤떨어짐 등의 세 가지 근거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하고 이후에도 우리가 불러야 할 가장 위대한 유산이라고 했다.

이어 김도훈 박사는 사료적 측면에서 애국가 가사가 어떤 변천사를 거쳐 왔으며 작사자 논쟁이 그간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정리했다.

김 박사는 애국가 작사자 논쟁의 과정과 주요 쟁점을 정리하면서 애국가 가사의 원형을 추적하기 위해 근거가 되는 자료들(무궁화가, 한문애국가와 애국충성가, 『찬미가』에 실린 애국가, 김인식의 애국가)을 정리한 후 비교한 결과, 애국가 가사의 원형은 1890년대 후반 대한제국 시절 무궁화가 후렴에서 비롯되었으며, 1908년에는 『찬미가』를 통해 현행 애국가와 거의 같은 가사가 등장하였고, 1919년 현재의 애국가로 정리되는 형태로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박사는 1955년 국사편찬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작사자 논쟁 과정과 1960년대 전언에 근거한 주장, 1970년대 이후 오늘날까지 제기된 주장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며 작사자 논쟁사를 풀었다.

끝으로 이경분 박사는 작곡자 안익태를 언급하며 새로운 애국가 제정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이 박사는 안익태가 애국가를 작곡한 애국자이면서, 동시에 일본과 나치에 부역한 음악가라는 모순된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애국가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박사는 안익태의 인생을 간략히 조명하고, 애국가 교체 문제와 관련하여 독일의 사례와 일본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더불어 국가적 상징물에 과다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국가나 국기에 거리를 두고 21세기에 걸 맞는 실용적인 자세를 견지할 것을 제안하며, 애국가 교체 문제에 관해서는 한반도가 통일이 되어 새로운 국가의 필요성이 대두될 때 자연스럽게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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