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4일은 예수 그리스도가 사망의 권세를 깨뜨리고 부활하신 부활절이다. 지난해부터 인류를 괴롭혔던 코로나19가 여전히 끝나지 않은 가운데, 올해 부활절 역시 모이는 예배가 아닌 흩어진 형태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그 형식에 있지 않다. 있는 자리에서 저마다 온전히 예배를 드리고, 두 손 모아 무릎 꿇고 기도해 부활생명으로 거듭나야 한다.

특히 올해 부활절은 한국교회가 진정으로 깨어나는 역사가 일어나길 기대한다. 한국교회가 그동안의 과오를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동참해 하나 됨을 이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금 이 나라와 민족 앞에 펼쳐진 온갖 아픔과 고통이 사라지길 바라고, 미래를 향한 비전을 품고 전진할 수 있도록 이정표를 제시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은 어쩌면 한국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준엄하신 경고이자,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한국교회를 하나로 묶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을지 모른다. 지금 한국교회에 필요한 것은 한마음, 한뜻으로 기도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좌절을 맞고 있는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 소외된 이웃을 위해 기도하고, 주님의 놀라우신 은혜와 기적의 역사로 코로나19가 소멸되게 해달라고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여기에는 진보와 보수도 필요 없고, 연합단체와 교단의 이해도 필요가 없다. 인간의 이기와 오만이 아닌 오직 치유하시는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코로나 종식을 간구해야 한다. 분열과 갈등의 오욕을 씻어낼 기회다. 비록 한자리에 모여서 대대적인 연합예배를 드리지는 못해도, 그 마음만 하나가 된다면 반드시 코로나 소멸을 가져올 것이다.

부활절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한마음으로 기도했다면, 동시에 한뜻으로 이 땅의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과 섬김을 몸소 실천에 옮기길 바란다. 물론 누구보다 앞장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헌신해왔던 한국교회였지만, 코로나19 시대 속 몇몇 사건으로 인해 한국교회의 이미지가 실추된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대면예배가 금지되면서 각 교회별 재정적 어려움도 동반되면서 사회화원에 대한 비용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사회와 같이 경제적 어려움만 핑계 삼을 수 없다. 어려울수록 나눔과 섬김을 향한 사역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교회의 본질이자, 한국교회에 요구하는 이 사회의 간절한 바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활절을 기해 조금은 느슨해졌던 나눔과 섬김의 사역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부활절 헌금을 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활용하는 것은 그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소년소녀가장, 홀몸 어르신, 중증 장애인 등 소외된 이웃들의 아픔과 고통은 더욱 헤아릴 수가 없기에, 그들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어떨까 싶다. 오늘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한국교회가 부흥과 성장의 길로 접어들 수 있는 길이 바로 소외되고 가난한 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데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 한반도가 더 이상 분열과 갈등으로 쪼개지지 않도록 한국교회가 솔선수범해 나서길 바란다. 한민족으로 여전히 총칼을 겨누고 있는 남과 북의 평화통일, 복음통일이 이뤄지도록 끊임없이 기도하고, 동서로 갈라진 지역감정과 남녀차별, 빈부의 격차, 세대차이, 종교 갈등, 이념논쟁 등이 한시라도 빨리 사라지도록 이끌어야 한다. 불의와 불법이 판을 치고 정의가 승리하지 못하는 기이한 세상이 종식되고, 진리와 진실, 정의가 승리하는 바른 세상, 옳은 세상이 도래하도록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2021년 부활절 아침, 인류를 아픔으로 몰고 간 코로나가 소멸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하며, 이 땅의 모든 생명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생명으로 거듭나, 이 세상이 진리 위에 세워지길 간절히 소망한다.

나사렛 증경감독•본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