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부활의 계절, 생명의 계절에, 부활하신 예수님의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삶의 현장’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스도인 모두가 자기 안에 갇혀, 진영논리에 사로잡혔다. 국민들 간에 적대적인 관계를 조성하기에 바쁘다. 기독교의 모토인 생명의 종교, 사랑의 종교, 부활의 종교의 의미는 실종됐다.

부활절을 맞은 한국교회와 우리사회는 투기의혹을 받는 LH직원들과 공무원, 민중의 삶을 외면하는 정치인, 근본주의에 갇힌 목회자들만 보인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국민 모두가 ‘코로나19’로 인해 곤궁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이념갈등과 동서지역갈등을 부추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인간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의 참사랑을 실종시켰다.

코로나19로 인해 곤궁한 삶을 이어가는 자영업자, 가난하고 소외된 민중,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도 언제 죽음으로 내 몰릴 줄 모르는 노동자, 학대받는 아이들은, 권력을 탐하는 정치인, 재산축적에 혈안이 되어 있는 LH 직원 및 관련 공무원들에게 묻혀, 부활하신 예수님의 참사랑이 실종된 사회에서 힘겹게 살고 있다.

세상은 온통 4.7보궐선거와 부정한 LH 직원 및 관련공무원만 보인다. 이들에게서 예수님의 사랑과 생명, 평들을 기대 할 수 없다. 이들과 함께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할 수 없다. 이들은 권력을 장악하고, 맘몬을 사랑하며, 사회 혼란을 조성한다. 이들에게서 화해하고, 사랑하라는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이들은 역사의 흐름을 감지 할 수 있는 청아한 귀, 맑은 눈을 잃어버렸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원한 세상은 모두가 더불어 사는 정의로운 사회이다. 정의로운 사회는 물줄기가 흐르듯이 흘러야 한다. 그것은 나를 개방해 너를 받아드리고, 너를 통해 그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고인 물은 썩을 수밖에 없다. 생명도 마찬가지이다. 흐르지 않은 생명수는 죽은 영혼이다. 생명수는 나에게서 너에게, 너에게서 그에게로 흘러야 한다. 그래야만 아름다운 사회, 정의로운 사회가 도래한다. 하나님의 나라가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진다.

모두가 권력을 장악하겠다고, 모두가 맘몬과 바벨탑을 쌓겠다고, 너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받아드리지 못한다. 모두가 예수님을 구주로 삼겠다고 고백하면서, 이를 실천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생명의 가치를 잃어버렸다. 겉으로는 평등, 평화, 공정을 말하면서, 너를 죽이기 위해 안간 힘을 쏟는다. 교회도 세상 속에서 빛을 잃어버렸다. 소금의 맛도 변질되었다. 모두가 고인물이 되어 썩어가고 있다. 지구 한편에서 국사독재정권에 의해 수백명이 죽어가고 있는데, 썩은 물을 먹고 아무런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

한마디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면서 힘의 논리를 펼친다. 그리스도인들의 이런 고백은 헛소리에 불과하다. 세상은 이제 예수님의 ‘삶의 현장’은 없다. 권력과 맘몬을 탐하는 바리새인들만 보인다. 모두가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서서 예수님의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예수님의 ‘삶의 현장’에 교회를 세우고, 코로나19로 곤궁한 사람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하나님나라를 선포하고, 이들과 함께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여야 한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길이다.

역사의 흐름을 감지하지 못하는 한국교회는 짧은 기간에 성장했다고 자랑한다. 그렇다보니 한국교회는 잎만 무성한 무화과나무가 되어 버렸다. 잎만 무성한 한국교회는 언제 하나님으로부터 저주를 받아 말라 버릴지 모르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위해서 봉사하는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 생명의 존엄성과, 너와 나, 그리고 그가 함께 사는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위해 일해야 한다.

예수님의 사랑은 조건 없는 참사랑이다. 아흔 아홉 마리의 양을 그대로 두고, 한 마리의 양을 더 귀중하게 여기는 계산되지 않는 사랑, 죄악 속에서 재산을 탕진하고 돌아온 아들을 위해 동네사람을 불러놓고 잔치를 연 아버지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절실하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이런 사랑을 가르쳐 주었다. 십자가에 죽음으로써 직접 보여 주었다. 우리는 이러한 사랑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통해 하나님나라에 들어간다. 이것이 바로 사망의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참사랑의 교훈이다. 사랑만이 죽은 영혼을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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