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규 목사.

생명의 계절이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멈춰버린 것 같아도, 긴 겨우내 잠들어 있던 푸른 생명들이 요동친다. 잿빛하늘로 도색되었던 세상이 푸른 생명의 물감으로 덧입어 졌다. 말 그대로 부활생명으로 거듭나 사랑이 가득한 세상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서 불협화음이 들린다. 온 세상이 생명으로 가득한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해 죽음으로 물들이겠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훼손시킨 것도 모자라, 자연을 볼모로 자신들의 잘못을 덮겠다는 심상이다. 이 얼마나 파렴치한 행위인가. 그것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반대의 목소릴 높이고 있는 와중에도 일본 정부는 자신들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독불장군처럼, 스스로 고립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자연은 결코 서로를 배척하지 않는다. 먹이사슬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어울리며 살아가는 법칙이 존재한다. 그리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유독 인간은 예외다. 자연의 시선으로 보면 인간은 정말 특이한 존재다. 더불어 사는 모습보다는 개인의 이기를 위해 철저하게 주변을 파괴한다. 어울려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무한경쟁만 할 뿐이다. 인간이 자연을 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무한성장을 해오면서 파괴한 자연의 생태계는 다시 되돌릴 수 없을 지경이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훼손한 대가는 고스란히 인간에게 되돌아 왔다. 코로나19도 어찌 보면 인간의 이기가 가져온 불청객이다. 과거에 “앞으로 공기와 물을 사먹는 세계가 올 것”이라는 개그와 같은 이야기는 어느덧 현실이 되었다. 지구의 온도는 점점 뜨거워져 각종 생물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으며, 지구 온난화가 불러온 쓰나미 등 온갖 천재지변도 갈수록 심해지는 양상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의 우리나라도 이제는 여름과 겨울만 뚜렷한 기후로 변해 버렸다. 이대로 가다가는 겨울은 없고, 1년 내내 습하고 더운 기후지대로 변할지도 모른다. 모두가 인간이 자연을 더불어 살아야할 존재로 여기지 않고, 인간의 삶을 위해 파괴해야할 것으로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생명은 모두가 조화를 이뤘을 때 빛이 난다. 인간만을 위해 자연을 훼손하는 것을 모른 척 넘어간다면, 인류는 자멸하고 만다. 이제라도 인간은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창조질서를 보존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인간만 위대하다는 우월론에 빠지지 말고, 하나님이 주신 모든 것이 다 소중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작은 풀벌레도 같이 더불어 살아가야할 존재로 인식하고, 그들의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연을 지키고 보호하기위한 작은 실천은 파괴되고 찢겨져 상처가 난 지구 생태계를 되살리는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그 원동력을 가속화시키고, 구체화 시키는 것이 정부의 정책이다.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이 두 개가 서로 원활하게 돌아갈 때 비로소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온전히 보존할 수 있다.

어느 날 강타한 코로나19는 인간의 모든 전반적인 삶의 질을 떨어트렸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연의 상태는 좋아지게 만들었다. 마치 반비례 그래프처럼 인간이 멈추자, 자연이 생명력을 되찾은 것이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이기와 욕심을 보다 못해 따끔하게 혼내주시고, 흐트러져있는 창조질서를 다시 바로 잡으신 것이다. 이번 코로나 시대를 교훈삼아 더 이상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2021년 생동감이 넘치는 계절,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온전히 세워져 모두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이 도래하길 소망한다.

예장개혁선교 부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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