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수 강 목사

4월22일 인터넷 기사에 신체 건장한 20대 청년이 마포구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70대 노인이 자신의 눈과 마주쳤다는 이유로 무차별 폭행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노인은 여러 곳에 골절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관할 경찰서는 이 청년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였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 벌어지고 있는 사건 가운데는 주로 가족 폭력이 주를 이루고 심지어 성폭행을 당하기도 하며, 급기야 태어난 지 얼마되지 않은 아이들이 부모에 의해 살해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줄을 잇고 있다. 왜 사회에 이러한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느냐? 그 심각성은 말로 표현할 수도 없다. 이는 나라와 종교가 제대로 기능을 수행하지 않을 때에 일어나는 반사회적인 사건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는 국가의 사법체계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여야 하겠지만 그보다 국가나 사회보다도 먼저 종교가 시대의 고통과 아픔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제 기능을 상실할 때에 일어난다고 볼 수도 있다. 특히 그중에 기독교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기독교의 운영 행태가 이전 같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바로 기독교의 가르침이 과거와 달리 전하는 복음의 내용이 너무 세속적으로 변질되지 않았느냐 하는 우려 때문이다. 어떤 면이 세속화로 보아야 하는 점인가 하면 역시 가르침의 내용이 문제다. 성경을 텍스트로 삼는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우선 성장의 목표를 부흥에 두고 있는 현실이다. 성장의 내용을 살펴보면 거의 세속적인 내용이다. 장수, 건강, 사업번창, 승진, 부자, 돈 많이 버는 것, 재물과 물질의 축복, 등등이다. 그런데 기독교뿐 아니라 세상의 거의 모든 종교 지도자들의 가르침이 비슷하다는 점이 종교에 대한 신자들의 감정이 식상함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음이다.

가르침의 주요한 내용이 영혼구원과 종교인의 책임, 윤리와 도덕, 성윤리, 예의 범절, 인간 관계, 등에 대한 고유의 가르침에는 입을 다물고 될 수 있으면 귀에 아첨하는 말만 늘어놓으려고 애를 쓰지나 않았는지? 더 나아가 일부 교회 강단이 마치 사라진 코메디언들의 경연장과 같게 하여 신에게 예배드리러 왔는지 아니면 코메디언들의 연기를 보러왔는지 분간할 수 없도록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다 그렇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교인들에게 성경의 가르침이나 교회 밖에서 어떤 태도로 생활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르침은 너무 빈약한 실정이다. 그 결과 오늘의 한국 사회가 이처럼 짐작할 수 없는 강력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며 윤리와 도덕이 실종되는 무법한 사회가 형성되고 있음이 안타깝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강단의 외침이 내 교회 교인들의 세상에서의 복 받기를 간절하게 소망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교회에 대한 기독교도들의 책임의식을 심어 주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선교 초창기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을 이루었다. 이제부터는 축복하여 달라는 기복 신앙은 지양해야 한다. 외침과 가르침의 내용이 구약 예레미야 선지자처럼 하나님의 계시를 선포하는데 전력을 추구해야 한다. 교회가 성장하면 해야 할 일이 그 만큼 커진다. 그런데 성장 성장은 외치는데 그에 따른 대 사회적인 책임은 빈약하다. 교회가 비대하여지는 만큼 책임도 늘어나야 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음이 문제다.

교회는 비대하고 건축하였다 하면 중대형 교회가 들어선다. 그에 다른 재정적인 부담도 엄청나다. 세상 사람들은 한국교회는 부자라고 비아냥거린다. 교회는 사회의 비판을 외면하고 더 크게 더 높이 건물을 확장 또 확장하는데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또 부흥성장 집회를 개최하면서 기복신앙을 부추긴다. 교회의 존재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교회가 더 큰 건물을 짓는 것으로 그 교회의 존재 이유를 내세운다면 그 교회는 세상에 존재 가치를 이미 상실하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교회를 이룬 신자들의 모임이 모래사장이든, 야외 풀밭이든, 어느 허술한 창고이든 어느 곳이든지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곳이 성전이다. 그런데 꼭 집을 크게 지어야만 성전인가? 그리고 솔로몬 성전과 같이 엄청난 재화를 드려 지어야만 하는가? 신약의 교회 개념은 그렇지 않다.

한국교회는 이제부터 세상에서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사람들의 경험이나 지식과 지혜에 의해 설명된 모습이 아니라 성경에 계시 된 소명을 분명하게 하여 세속화되지 않은 주님의 몸 된 교회가 어떤 모습인지를 바로 알렸으면 한다. 교회의 가르침에 변화를 이루자. 신자들의 눈치를 살펴 귀에 익숙한 소리가 아니라 영적인 의지를 살려 신앙의 본분을 감당할 수 있게 함이 시급하다. 예의범절과 윤리와 도덕의 실종으로 사회 질서가 파괴되는 현상이 더이상 방치되지 않도록 한국교회는 교육부재로 오는 문제를 가르침의 패턴을 바꾸는 대응이 시급히 필요하다.

필운그리스도의교회/ 본지논설위원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