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요한 목사.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나님의 준엄하신 명령이다. 언제나 부모를 공경하라고 하셨고, 순종하라고 하셨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효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주 안에서 핏줄로 묶인 관계이지만, 남들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 마치 고려장이란 악습이 다시 살아난 듯,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헌신한 부모를 ‘나 몰라라’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진자리 마른자리 가리지 않고, 먹을 것, 입을 것 아껴가며 자신이 잘되라고 교육시켰던 부모를 귀찮은 존재로만 여긴다. 심지어 부모를 폭행하고, 살인까지 저지르는 패륜적 범죄도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부모의 눈에서 피눈물 나게 만들고 있다. 부끄럽지만 오늘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이다.

어쩌다가 우리나라가 오늘에 이르렀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그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은 가정교육에 있다고 본다. 어찌 보면 1등만을 강요하는 세상이 만들어낸 부정적 파생물이나 다름없다. 아이가 건방지던, 예의가 없던 상관없이 1등만 하면 무한 칭찬을 하고, 그렇지 못하면 제 아무리 예의바른 아이라고 해도 꾸짖음이 동반된다. 그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아이는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1등만 되기 위해 노력하고, 부모 공경과 순종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결국 어른이 되어서도 제 부모 공경보다 성공적 삶에 대한 욕심이 앞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부모 없인 자식도 없다. 그 무엇도 부모를 대신할 수 없다. 자기를 낳아준 부모는 하나님이 정해주신 관계다. 함부로 할 수 없는 존재다. 자신이 부모 공경이 뒷전인데, 자신의 자식이 자신을 공경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라고 했다. 자신이 자신의 부모에게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서, 자신의 자식들도 자기에게 앞으로 어떻게 할지가 정해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우리는 다시 부모 공경에 대한 생각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눈앞에서 멀어진 요즘이다. 가뜩이나 평소에도 잘 찾아뵙지 못했던 부모인데, 코로나 때문에 핑계 거리가 생긴 셈이다. 하지만 몸이 멀어졌다고 마음까지 멀어져서는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부모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에 옮겨야 한다. 다행히 요즘에는 손 안에 컴퓨터라고 불리는 휴대폰만 있으면 언제든지 부모의 얼굴을 볼 수 있고, 문자로 속마음을 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겠다’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부모에 대한 효를 실천에 옮길 수 있다. 그 ‘하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이 어렵지, 방법은 무한하다.

올해 어버이날은 다른 모든 것을 다 제쳐두고, 내 부모에게 먼저 전화로라도 살갑게 안부를 전해보자. 그리고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가 동방예의지국이라는 타이틀을 되찾고, 잃어버린 효(孝)를 되찾길 소망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제5계명인 ‘네 부모를 공경하라’가 삶 속에서 실천되는 그런 아름다운 나라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예장 합동해외총회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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