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에서는 비대면 예배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 이러한 가운데 일부 교회에서는 방역지침을 어기면서 예배를 강행하고 있다. 몇몇 교회들로 인해 한국교회 전체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집단’이라는 인식이 높아져가고 있다.

이에 『기독교사상 5월』에서는 ‘특집- 공공신학과 교회의 공적 과제’를 마련해 국가와 사회 속에서 교회의 역할과 교회가 신뢰를 얻기 위한 실마리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이번 특집에는 과학과신학의대화 최경환 박사와 장로회신학대학교 성석환 교수, 서울신학대학교 김성수 박사 등이 ∆공공신학, 광장에서 외치는 복음 ∆한국교회의 공적 과제와 정치활동 ∆한국교회의 공적 과제와 정치활동 등의 주제로 참여했다.

먼저 최경환 박사는 공공신학이 무엇이며, 공공신학의 과제가 무엇인지를 논했다.

최 박사는 “공공신학이 요즘 주목을 받지만, 아직 그 개념과 성격은 모호하며 연구자들의 스펙트럼도 다양하다”며, 공공신학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공공신학의 발흥 배경을 여섯 가지로 정리한 신학자 더키 스미트(Dirkie Smit)의 제안을 소개했다.

또한 최 박사는 공공신학의 특징을 세 가지로 정리하며, 공공신학이 합리성과 보편성을 확보하려 한다는 점, ‘공통적인 것’(the common)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는 점, 사회참여의 정당성에 대해 고민한다는 점을 꼽았다.

최 박사는 “이러한 공공신학은 다원주의 사회 속에서 기독교의 길을 제시하기도 하고, 이 사회에서 소외된 낯선 이들을 끌어안기도 한다”며, “타자와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들의 권리와 자유를 변호해주는 행동과 몸짓이 바로 공공신학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석환 교수는 한국적 공공신학의 관점에서 개신교 극우세력의 정치세력화를 비판하고, 향후 교회의 공적 역할을 제안했다.

성 교수는 귀베르나우(Montserrat Guibernau)의 분석을 빌려, 종교적 배경을 가진 극우세력의 성장을 집단적 감정이 정치적 결집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런 극우화 현상은 교회가 제국주의와 군사정권의 권력 논리를 흡수하며 성장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성 교수는 “이들은 현재 한국 사회의 다원성이 커짐에 따라 위기의식을 느끼며 혐오를 키우고 있다”며, “공공신학의 관점에서 이들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데, 이들이 공론장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종교 내부의 언어만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교회의 정치참여가 이들의 모습과는 달라야 한다”며, “종교적 동질성을 권력으로 실체화하려는 욕망을 멀리하고, 공공선에 이바지하는 참여적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시민사회의 공론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독교 시민단체를 활성화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김성수 박사는 신뢰를 잃어가는 교회의 위기 극복을 위해 독일의 공적 신학에 주목하자고 밝혔다.

김 박사는 먼저 독일의 공적 신학의 선구적 사상가들을 살피면서 “마르틴 루터는 신앙의 공적 성격을 강조하였고, 디트리히 본회퍼는 교회가 타자를 위한 교회라고 주장하였다”며, “다음으로 독일을 대표하는 기독교윤리학자이자 평화윤리 전문가인 볼프강 후버(Wolfgang Huber)의 공적 신학을 소개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그에 따르면 교회는 신학적 이유와 실존적 이유로 사회와 국가에 대해 책임을 갖는다. 이 책임은 궁극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지만, 종교 자유의 보장과 종교 교육, 사회정의 보장, 자비의 문화 확산 등도 포함된다”면서, “후버의 공적 신학은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기본적인 노선을 제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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