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생명문화위원회 위원장 안홍택 목사)와 일본기독교협의회(총간사 김성제 목사, 평화·핵문제위원회 나이토 신고 목사)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한일교회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출 계획을 철회하라’란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일본 정부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은 인류 전체를 천천히 죽음으로 몰아넣는 명백한 범죄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를 향해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주변국 및 국제사회와 협력해 근본적이고 안전한 오염수 처리 대책을 마련하는 일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정부에게도 일본 정부 및 국제사회와 함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현황과 실태, 먹거리 오염 위험성, 오염수 유출시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압박했다.

이들은 또 세계 시민들을 향해서도 “핵발전소를 운영하는 한 어떤 나라도 핵폐기물 처리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값싼 비용으로 쉬운 방법을 채택하려 하지 말고, 인류와 지구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공존을 위해 핵으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일에 온 힘을 다해 협력하고 연대하자”고 요청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를 인체에 무해한 수준까지 희석해 순차적으로 방류하겠다고 하지만 희석해 방류한다 해도 바다에 버려지는 방사능 물질의 총량에는 변함이 없다”고 지적하고, “또한 일본 정부는 타국의 핵발전소에서도 삼중수소를 방출하고 있다고 변명하지만 이는 참으로 위험하고 무책임한 처사이며, 특히 비참한 사고를 일으킨 핵발전소의 오염수 방류를 이와 비교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방류된 독성 물질은 해류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 해양 생태계에 축적되고 결국 인간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여성과 어린이를 비롯하여 전 인류에게 상상할 수 없는 재앙이 될 것”이라며, “결국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은 독성물질을 아무 대책 없이 바다에 쏟아냄으로써 인류와 지구 생태계를 독성 오염수의 위험 앞에 무방비로 노출시키겠다는 말에 다름 아니”라고 단언했다.

더불어 “로카쇼 재처리 공장 방출 계획에 따르면 삼중수소를 비롯한 방사능 핵종을 100% 해양과 대기 중으로 배출한다고 한다. 이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며,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1, 2, 3호기의 녹아 내린 노심에서 나온 삼중수소가 200톤인데 비해, 로카쇼 재처리 공장에서 매년 방출될 삼중수소의 양은 800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한국 상황에 대해서도 △월성 핵발전소 부지 지하수에서 삼중수소가 다량 검출된 점 △영광 핵발전소에서 부실공사로 인한 문제 제기 △경주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에서 오염 지하수가 여과 없이 바다로 배출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한국의 핵발전소 역시 방사능 물질 방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이들은 “오염수 희석 등 처리 설비 완비 후 실제 방류까지 남은 시간은 2년 남짓”이라며, “앞으로의 2년은 방류를 위한 준비의 시간이 아니라, 핵으로부터의 안전과 생태계와의 정의로운 공존을 모색하는 결단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제는 우리와 우리 자손을 위해 탐욕과 무지를 넘어 생명을 택해야 한다”며, “한일 양국교회는 세계 교회 및 전 세계 시민사회와 연대하며, 핵과 방사능 오염수로부터 안전한 지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