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 성 길 목사

 학교 선생인 지인이 있었다. 이 선생은 어느 날 학교 학교수업을 끝내고 운동장을 걷다가 그만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팔을 다친 적이 있다. 깁스를 한 채로 수업해야만 했다. 그런데 한 손에는 마이크가 든 가방을, 또 한 손에는 몇 권의 책을 끼고 일곱 개의 반을 돌아가며 수업을 해야만 했다.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데 한 학생이 자기 반 수업 시간이 되기 전에 교무실로 찾아왔다. 그러면서 “선생님, 가시지요!” 하는 것이었다.

“괜찮아. 혼자 갈 수 있어.”

선생이 말했다.

“선생님, 가방과 책 이리 주세요. 제가 들어드릴게요”

학생은 기어이 선생에게서 책과 가방을 빼앗아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선생의 팔짱을 끼고 계단을 올라갔다. 계단을 올라가는 동안에도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묻곤 했다.

“선생님, 괜찮으세요? 언제까지 깁스해야 돼요?”

선생은 깁스를 다 풀고 팔이 나을 때까지 이 학생의 도움을 받았다. 싫지 않았다. 학생은 계속 선생의 가방을 들어주고 교실에서 교무실까지, 교무실에서 교실까지 바쁘게 오고갔다. 깁스를 풀고 나서도 그 학생은 어김없이 찾아와서 말했다.

“선생님, 가셔야죠.”

“이제 괜찮아. 깁스 풀었어”

“안 돼요, 선생님. 깁스를 풀고 나서도 한동안은 조심하셔야 해요.”

그렇게 이 학생은 방학하는 날까지 계속 선생의 책과 가방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렸다. 지인인 선생은 생각하며, 깨달았다.

그 아이의 손끝으로 전해져 오는 따뜻한 체온 덕분에 다친 팔이 더 빨리 나은 거라고… 이 세상 최고의 약은 그렇게 사람의 마음이고 온기라고… 그렇다 고인물은 썩는다.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나의 마음이 너의 마음으로 흘르지 않으면, 상처는 깊어만 간다. 나의 마음에서 너의 아음으로 생명수가 흘러 건강한 사회, 생명이 넘치는 사회를 만든다.

새세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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