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일년 열두 달 중 특히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 날, 17일 성년의 날, 21일 부부의 날 등 가족과 가정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념일이 한꺼번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5월 10일이 ‘한부모 가족의 날’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름도 생소한 ‘한부모 가족의 날’은 2008년 민간 차원에서 5월 24일을 '한부모가정의 날'로 선포하고 기념해왔던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2017년 12월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이듬해인 2018년부터 매년 5월 10일을 '한부모 가족의 날'로써 기념하게 되었다.

여기서 한부모 가족이란 부모 중에 한분이 돌아가신 경우를 말하는 게 아니다. 그러니까 어린 나이에 갑자기 부모가 된 청소년, 즉 미혼모 미혼부들이 사회에서 차별받지 않고 존중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평등한 가정문화를 확대하기 위해 국가가 법령으로 정한 날이다.

어린 나이에 갑자기 부모가 된 청소년이 아기를 낳아 키우기 위해서는 이들을 보호해줄 공간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들을 불편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인습이 여전히 큰 장애물이 돼 왔다.

미혼모 미혼부들은 가족들로부터 외면당할 뿐 아니라 사회의 싸늘한 시선을 견뎌야 한다. 어린 나이에 미혼모 미혼부가 되기까지는 말 못할 사정과 형편이 있음에도 기성세대는 이들을 단순히 철이 없어서 스스로 차조한 일이라고 쉽게 판단하고 손가락질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홀로 아기를 낳아 키우기가 버거워 아이를 낳아 유기하거나 입양기관에 맡기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양모가 입양아인 어린 정인이를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었다. 그것이 엉뚱하게 모든 입양가정에 불똥이 튀기도 했다. 그러나 좋지 않은 사례 하나를 가지고 입양 자체를 부정적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대부분의 입양아들이 건강한 가정에서 무탈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선택에 의해 입양이 이루어지지만 그보다 바람직한 것은 부모가 낳은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사회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그 다음에는 국가가 이들이 자녀를 포기하지 않도록 법적으로 보호하고 지원해야 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시기에 부모가 되는 이들이 한 해 평균 1만 4천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은 가족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사회로부터 싸늘한 시선에 노출되는 이중고를 겪으며 모텔, 찜질방을 전전하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아기를 키워야 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최근 정부가 한부모 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국회에서도 ‘한부모 가족의 날’에 맞춰 청소년 한부모를 지원하는 법안이 발의될 예정이라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가운데 한국교회연합이 서울 구로구에 있는 미혼모 공동생활시설인 ‘꿈나무’를 찾아 아기용품과 자립정착지원금을 전달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올해로 일곱 번째인 미혼모 지원 사업을 한교연은 미혼부까지 확대해 이들에게 쏟아지는 싸늘하고 차가운 시선을 따뜻하고 온화하게 바꾸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가정에 달에 한국교회가 꼭해야 할 귀한 사역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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