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세계의 여성단체들이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20일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에서 “한미정상은 한반도에서 분단의 적대적 관계를 해체해 지속가능한 평화체제로 나아갈 기반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100일에 즈음해 대북정책 검토를 마치고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만료 1년을 앞두고 한반도가 다시 평화로 나아갈 수 있을지 아니면 긴장과 불안으로 되돌아갈지 가늠할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한미정상은 2018년 양국이 북한과의 관계에서 각각 도달한 선언과 합의, 즉 4.27 판문점선언과 6.12 싱가포르 합의의 실질적 이행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특히 “한미정상은 신뢰를 쌓고 대화의 문을 열기 위해 북한이 지속적으로 요구한 대북 적대정책 철회를 위한 첫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며, “남북관계 재개와 북미관계 정상화의 출발점은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에 합의하는 데서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한미정상회담이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제안할 평화 이니셔티브을 발굴하는 장이 되길 바랐다.

이에 “북한은 강대강, 선대선이라는 대화의 원칙을 표명했다. 대화의 악순환도 선순환도 가능하다는 북한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조건을 내세우기 보다는 조건 없는 대화의 문을 열어야 한다”면서, “동시에 공석으로 남아있는 대북정책특사를 조속히 임명하여 대북대화를 실질적으로 전개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다뤄질 한미관계의 현재와 미래가 양국의 관계 발전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공존과 평화 구축에 기여하기를 바랐다.

이들은 “한반도의 평화는 지역의 평화와 함께 가야 하는 구조적 성격이 있다”며, “미중 경쟁과 신냉전 출현에 대한 우려가 깊은 이때에, 사드 배치 공식화나 새로운 무기 체계의 한국 배치와 같은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촉발하는 결정이 이뤄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우려했다.

끝으로 이들은 “우리 여성들은 감염병 확산과 기후변화의 위기 속에서 협력과 공존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며, “한미정상이 추구해야 할 우선적 가치는 한반도 주민의 생명과 안전으로, 이를 위해 한국전쟁 후 지금까지 70년 이상 지속된 군사적 대결과 갈등이 아니라 아직도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을 완전히 종식하고 평화체제로의 전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미정상회담 입장 발표 연명 여성단체들(가나다순)은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경기여성단체연합, 기독여민회, 기지촌여성인권연대,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여성회, 대전여성단체연합,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천여성의전화, 서울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의전화, 수원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회, 안양여성의전화, 여성평화외교포럼,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마창진시민모임, 전국여성연대, 제주여민회, 젠더교육플랫폼효재, 젠더정치연구소여세연, 인천여성노동자회,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바람, 울산여성회, 파주여성민우회, 포항여성회, 한국교회여성연합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여성위원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연구소,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여성정치연구소, 한국여신학자협의회, 한국한부모연합, 한민족통일여성협의회, 한국YWCA연합회, 6.15남측위여성본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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