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종 목사.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군의 불법 남침으로 한반도에서 발발된 한국전쟁. 한민족끼리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잔혹하리만큼 살상을 저질렀던 참혹한 역사다. 일제의 식민지에서 벗어난 지 고작 2년 사이에 일어난 불운한 역사의 시계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남과 북이 갈려진 채로 흐르고 있다. 어느덧 7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이산가족의 아픔은 여전하며,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란 오명은 한반도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아픔의 역사다.

하지만 오늘 우리 사회는 100년도 지나지 않은 6.25전쟁의 처절했던 아픈 역사를 잊어버린 듯 하다. 6.25전쟁이 언제, 어떻게, 왜 발발했는지 기억하려 하지 않는다. 물론 6.25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들은 당시의 참혹성을 몸서리치게 느끼고 있겠지만, 그들의 숫자는 많지 않다. 그들의 자녀들 역시 아버지 세대의 아픈 역사에 대해서 가볍게 알 뿐이지, 깊게 알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자녀들에게는 굳이 6.25전쟁의 역사를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그 역사의 칼날에 얼마나 많은 호국장병들이 목숨을 바쳤고,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조국수호를 위해 나섰는지 알지 못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장차 이 나라와 민족의 앞날을 책임질 다음세대들이다. 이들은 6.25전쟁이 북침인지, 남침인지 조차 헤 깔려 하고, 먼 나라 이웃나라 이야기하듯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6.25세대가 사라지고 나면 그 누구도 더 이상 6.25전쟁에 대한 역사를 알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고 했다. 이 땅에서 두 번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할 일이기에 모두가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그저 남의 일처럼 이야기했다가는 이 나라가 언제 또 서슬 퍼런 총칼에 위협을 당할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세대들에게 6.25전쟁에 대해서 더욱 잘 이해시켜야 한다. 가능하면 6.25전쟁일도 국경일로 지정해 태극기도 계양하고,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순국선열들을 기려야 한다. 부모가 자식들에게 6.25전쟁의 역사를 가르치고, 그저 아픈 역사가 아닌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할 역사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이와 병행해 현충일과 국군의날 역시 국경일로 지정해 같은 맥락에서 나라사랑정신을 심어줘야 한다. 그리고 온갖 위기에 처한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한다.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청춘까지도 불살랐던 순국선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더 이상 이념논쟁, 지역감정, 세대갈등, 남녀갈등 등 온갖 분열과 갈등의 굴레에서 벗어나 화합과 일치를 도모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믿음의 선배들이 그랬듯이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한국교회가 앞장서서 나서야 한다. 교회에서부터 다음세대들에게 나라사랑정신을 가르쳐야 한다. 또 주기적으로 나라사랑기도회를 열고, 6.25전쟁 때 순교한 우리의 자랑스러운 믿음의 선배들의 나라사랑정신을 기려야 한다. 71년 전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생명까지 받쳤던 우리 순국선열들의 희생을 깊이 애도하며, 두 번 다시는 이 땅에 같은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기원한다. 무엇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는 말을 명심하길 소망한다.

예장호헌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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