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고 현 목사

 “너희 중에 싸움이 어디로부터 다툼이 어디로부터 나느냐 너 희 지체 중에서 싸우는 정욕으로부터 나는 것이 아니냐”(야고보서 4장1절)

세계는 전쟁의 역사이다. 싸움의 역사이다. 전쟁은 오늘도 끊이지를 않고,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전쟁은 많은 희생을 불러온다. 오늘 우리도 삶의 현장에서 이웃과 갈등하며, 힘겹게 살아간다. 싸움은 국가간의 싸움도 있지만, 많은 갈등으로 인해 이웃과 싸우며 살아간다. 어린 자녀를 키우면서 두 살 위 형제와 싸우는 것을 본다. 스포츠 선수가 동료들과 경쟁을 벌이는 것을 본다.

같은 건물에 살면서 이웃과 경쟁하며, 사소한 일로 다툼을 벌이는 것을 생활현장에서 종종 본다. 또한 싸움에는 선한싸움도 있다. 운동선수들이 하는 싸움은 선한싸움이다. 학생들이 공부경쟁을 벌이는 것도, 이웃돕기 경쟁을 벌이는 것도, 선한싸움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전도 경쟁을 벌이는 것도, 자신과의 싸움도 여기에 포함된다.

1972년 제20회 독일 뮌헨 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마라톤 선수 중에 '프랭크 찰스 쇼터'(Frank Charles Shorter, 1947~ 73세)라는 선수가 있다. 쇼터는 그때까지, 미국 언론에서도 전혀 관심을 받지 못한 무명 선수였다.

더구나 예일대학교 출신의 엘리트였기에 '쇼터'는 공부만 했던 사람이 무슨 육상을 하냐면서 오히려 차별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쇼터'는 뮌헨올림픽 10,000m 경기에서 5위를 하였고, 마라톤에서 2시간 12분 19.8초의 기록(記錄)으로, 당당히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리고 1973년 일본 비와코 마라톤대회에서는, 달리는 도중 복통을 일으켜 심판의 허가를 받고 화장실을 다녀왔는데도, 자신을 앞서 나간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했다.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에서는, 다시 은메달을 차지하여, 미국 최고의 마라토너로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되 었다. 1984년, 미국 올림픽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쇼터'는 마라톤을 이렇게 정의했다.

“마라톤이란, 32km를 달리고 나머지 10여km를 어떻게 달릴 것인가의 문제이다. 즉 인내력, 정신력과의 <싸움>을 통하여 자신과 싸워 이기는 것입니다 일상적인 운동을 한 사람들은 32km는 달릴수 있지만, 10km를 더 뛰고자 하려면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이 필요합니다.”

그렇다. 마라토너들은 일반인들이 빨리 달리는 속도로 41.195km를 두 시간 정도의 시간으로, 자신에 인내의 한계와 <싸움>으로 계속 달린다. 그러기에 마라톤은 그 자체로 올림픽 정신을 대표하는 최고 인기종목으로, ‘올림픽의 꽃’ 이라 고 불리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은 마라톤보다 훨씬 긴 인생이라는 마라톤을, 혼신의 힘을 다해 달리고 있다. 마라토너가 2시간 여 동안 자신과 <싸움>으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면, 인생이라는 마라톤을 달리고 있는 우리도 끊임없이 자신과 <싸움>으로 나 자신을 발견해나가고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을 나태와 게으름과 <싸움>에서 승리하여, 세상 끝날까지 하나님의 사명을 잘 담당하길 소망한다.

영국의 역사학자로 ‘로마제국 쇠망사’를 쓴 에드워드 가변(Edward Gibbon, 1737~1794)은 "우리는 자신을 이김으로써 자신을 향상시킨다. 자신과 <싸움>은 반드시 존재하고, 거기에서 이겨야 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한교연 총무협 회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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