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식 목사
장로교 총회가 한창인 가운데 각 교단의 헌의안 중 관심이 가는 부분이 있다. 바로 농어촌 및 미자립, 작은교회 살리기와 관련된 안건이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분열과 갈등이 범람하는 정기총회에서 미자립 및 작은교회를 살리기를 위한 사안을 논의하다니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음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사실 한국교회는 그동안 무한한 성장을 통해 세계적인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몇몇 교단은 교회수가 몇 천단위로 늘어났는가 하면, 교인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교회의 외형은 날이 갈수록 웅장해지고 있으며, 기존 교회도 어마어마한데 더욱 크게 짓기 위해 신축하는 교회도 많다. 이들 교회들은 교회 운영비만 해도 억대를 넘어간다. 외형적인 모습만 본다면 분명 무한한 성장을 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작금의 한국교회 속에서 부흥과 성장은 몇몇 대형교회에만 국한되어 있는 듯하다. 아직도 한국교회의 80% 이상이 미자립 및 작은교회라는 점을 보면 이는 심각한 비대칭이 아닐 수 없다. 교회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대부분 교회가 재정자립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목회자 본인의 가정이 삶을 영위하기 힘든 경우도 다반사다. 이들은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면서도 힘들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묵묵히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걷고 있다.


한국교회 안에서도 빈부의 격차가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곧 한국교회의 부흥과 성장을 더디게 만들고, 자칫 한국교회 쇠퇴를 가져오게 할 위험 요소이다. 사람의 몸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말초 신경이 건강해야 하고 몸에 별 쓸모가 없다고 하는 부분들이 건강해야 온 몸이 건강을 유지 할 수 있다. 또한 한 국가와 사회의 건강은 극소수 상층부의 가진 자들도 중요하지만, 절대 다수를 이루는 서민들과 중산층들이 건강해야 나라 전체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한국교회도 마찬가지이다. 대형교회만을 고집하지 말고, 작은교회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한국교회 전체를 바라본다면 오히려 작은교회를 살리는 것이 훗날을 위한 최선의 선택임을 알아야 한다. 작은교회를 무시할 대상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뿌리임을 되새겨야 한다. 욕망의 바벨탑을 쌓기보다 작지만 강한 교회가 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한국교회는 대형 집단을 이룬 대형 교단과 대형 교회들이 지역 교회를 위한 배려와 정책들을 개발해 다 같이 살 수 있는 영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자칫 대형 교회와 대형 교단 속에만 하나님이 계시고, 작고 초라한 교회와 교단에는 하나님이 계시지 아니한 것처럼 생각했던 오만불손한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이러한 생각은 각 교단과 교회, 목회자뿐 아니라 성도들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최근 일부 성도들은 교회를 출석함에 있어 자신의 교회가 얼마나 크고, 얼마나 명성이 있는지에만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들은 개척교회나 미자립교회는 아무리 말씀이 좋아도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 몇몇은 가까운 교회에 나가기보다 차로 1시간 이상을 가는 곳의 유명한 교회로 출석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쯤 되면 과연 이들이 어떤 생각으로 교회에 출석하는지 되묻고 싶다. 이들에게 작은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없느냐고 말이다.


이런 가운데 기독교대한성결교회가 추진하고 있는 ‘2·3·4 부흥운동’을 눈여겨볼만 하다. ‘2·3·4 부흥운동’은 작은교회 살리기를 위한 캠페인으로, ‘매일 2시간씩 기도하고 3시간씩 성경 읽고 4시간씩 전도하자’는 슬로건 아래 목회 본질을 회복하자는 운동이다. 그 효과를 따지기 전에 작은교회를 살리기 위해 모든 힘을 결집한다는데 의미가 크다. 비록 교단은 다르지만 이런 좋은 정책이 있으면, 각 교단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하지만, 작은교회가 한국교회의 든든한 뿌리임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예장 개혁정통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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