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앞으로 5년간 우리나라의 국정을 이끌어갈 대통령을 어떤 사람으로 정할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국민이라면 결정할 시간이 이제 꼭 열흘밖에는 남지 않았다. 안철수 교수가 중도에 사퇴하면서 이제 여야 2인 후보의 본격적인 선거 대결의 막이 올랐다.

그러나 시대는 21세기인데 선거전략이나 선거운동 방식에는 큰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흑색선전, 폭로, 인신공격, 무책임한 공약의 남발은 우리나라 선거의 후진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런 선거로는 희망이 없다. 적어도 대통령 후보라면 백년대계를 내다볼 수 있는 국가발전의 철학과 비전, 그리고 국민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국민 화합방안 등을 제시해야 한다.

안철수 교수의 사퇴로 누구를 찍어야 할지 정하지 못한 부동층은 더 늘었다고 한다. 그만큼 이번 선거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한 선거판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선거전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매일 쏟아내는 공약들도 과연 집권했을 때 얼마나 실천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 것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이중 가장 심각한 것은 복지정책이다. 여야 후보 모두 경쟁적으로 쏟아놓는 복지 공약은 복지포퓰리즘에 기반을 둔 '소비성 복지', '퍼주기식 복지'라는 비판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이들 후보가 제시한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재원이 소요되며, 이를 마련할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은 우리만의 시간이 아니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세대의 귀중한 시간이다. 이들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당대에 해야 한다. 오늘의 장밋빛 공약이 다음 세대에게는 잿빛 현실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특별히 기독교인에게 선거는 하나님의 주권을 세우고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매우 중요한 권리이자 의무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선거에 앞서 어떤 후보자가 하나님의 뜻에 보다 합당한가 하는 점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를 위해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지도자가 선출될 수 있도록 기도하는 일이다. 그리고 우리의 선택이 기독교인으로서, 책임있는 최선의 선택이 되기 위해서는 후보자 개인의 자질과 인품, 능력, 후보자가 소속된 정당의 정책과 집권 능력까지도 따져보고 바르게 판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교회 성도들은 한국사회에 만연한 잘못된 선거 관행을 바꾸는데 앞장서야 한다. 인물과 정책은 뒷전이고 출신 지역과 학연, 혈연 등 연줄을 따라 투표하는 것은 사회 통합에 역행하고 민주주의를 병들게 한다.

위정자(爲政者)란 정치를 하는 사람, 즉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이란 뜻이다. 대통령은 분명 최고의 자리이지만 동시에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며 섬기는 자리이다. 다른 사람들 위에서 군림하는 지배자가 아닌 섬기고 봉사하는 자리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실천할 수 있는 지도자를 우리는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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