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찬 목사
2014년 새해가 밝아오고 있다. 묵은해를 보내고, 갑오년 새해에는 온 땅에 희망만 가득하길 바란다. 남북이 총칼을 치우고, 동서간 이념논쟁도 그만두길 원한다.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한국교회가 화합과 일치로 거듭나길 바란다. 빈부의 격차가 줄고, 국민대통합이 완성되는 한해가 되길 기원한다. 이 모든 것이 새해에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으로 이뤄지길 소망한다.

지난해 한국사회는 분열과 갈등의 역사를 되풀이한 과오를 저질렀다.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라는 국회의원들은 연일 정치적 논쟁으로 민생은 뒷전이었고, 가진자들의 횡포는 점점 더 포악해졌다. 최빈곤층은 갈수록 늘어나 이제는 양극화현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지경이다. 연말까지 계속된 노사간의 갈등은 국민들에게 심각한 불편을 초래하게 만들었고, 따뜻해야할 연말연시의 풍경마저 예년과 달리 차갑기만 했다. 007작전을 불사했던 경찰들의 강압적인 진압에 맞서 물대포로 응수했던 노조들의 진풍경(?). 이것이 바로 다시는 돌아보기 싫은 2013년 한국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한국교회도 만만치 않았다. 분열과 갈등의 역사는 쳇바퀴 돌 듯 여전했고, 화합과 일치를 위한 개혁과 갱신의 목소리는 모기소리처럼 작게 맴돌았다. 각 교단마다 갈리고 쪼개짐은 끊이지 않았고, 연합단체가 보여준 성적도 좋지 못했다. 오히려 연합단체가 내놓은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특히 WCC로 인한 서로 물고 헐뜯는 모습은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었다. 진보와 보수의 줄다리기는 과거나 지금이나 다를바 없었다. 물질만능주의와 세속주의에 사로잡힌 목회자와 교인들로 인해 사회의 냉소적인 반응도 여전했다. 한국교회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교회가 세상을 걱정했던 것이 이제는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는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말 그대로 어디하나 성한 곳이 없는 한국교회였다.

하지만 2014년에는 한국교회가 먼저 개혁과 갱신으로 거듭나 어둠과 혼란으로 가득한 사회를 정화시키는 선봉에 서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교회가 이 땅에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나눔과 섬김의 역할에 충실하길 원한다. 사실 한국교회가 과거 보여줬던 모습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소외된 이웃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가난과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 이웃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건넨 것도 한국교회의 참 모습이었다. 하지만 물질만능주의와 세속주의에 사로잡힌 한국교회에서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나눔과 섬김의 자세는 많이 부족했다. 오히려 교회성장에만 혈안이 되어 소외된 이웃들을 향한 낮은자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었다. 결국 한국교회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진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교회가 2014년에는 교회의 외형적 성장에만 몰두하지 말고, 작은 것이라도 나누려는 모습을 되찾았으면 한다. 단순히 생색을 내는데 그치지 말고, 그들이 진심으로 한국교회를 희망의 종교로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더불어 한국교회가 서로의 이득만을 위해 서로 헐뜯고 싸우는 모습에서 탈피하길 바란다. 가뜩이나 우리나라가 남북으로 갈리고, 동서로 나뉜 상황에서 한국교회마저 하나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차마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는 지경이다. 때문에 한국교회는 이제부터라도 화합과 일치로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교회본질을 되찾는데 몰두하고, 서로 감싸주는 모습으로 회귀해야 한다. 더 이상 사회적 냉소와 비난의 대상이 아닌, 사랑의 종교, 믿음의 종교로 거듭나도록 한마음으로 뭉쳐야 한다. 하나된 마음으로 뭉칠 때 비로소 세상을 향해 큰 소리로 외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한국교회를 향해 쏟아지는 무수히 많은 비난의 소리들. 2014년에는 사라지길 진심으로 기도한다. 한국교회를 생각하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모습으로 기억되길 온전히 바래본다. 다가오는 2014년 한국교회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로서의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이 땅에 진정으로 희망과 사랑을 널리 퍼트리는 모습으로 변모하는 원년이 됐으면 한다. 한국교회에 희망을 기대해 본다.

예장 한영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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