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세계4대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한남대학교 최규영씨(28.기독교학과4년 휴학)가 마지막 레이스 장소인 남극에서 자신을 응원해준 모교에 보내온 ‘남극일기’가 많은 학생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오늘 서킷은 굉장히 강력하다. 시작부터 끝없는 오르막이었다. 몇 분만에 남극의 추위는 어디가고 옷 속에 땀과 그 땀을 쭉쭉 뽑아내는 나만 있었다. 내리막에선 또 강한 바람이 땀으로 젖는 내 몸을 얼게 했다. 정말 뼈 속을 얼리는 듯한 추위에 한동안 눈동자를 한곳에 고정할 수 없을 만큼 정신줄을 놓고 말았다. 이곳이 남극이구나...”(남극 셋째날)

최근 세계4대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한남대학교 최규영씨(28.기독교학과4년 휴학)가 마지막 레이스 장소인 남극에서 자신을 응원해준 모교에 보내온 ‘남극일기’가 많은 학생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5일 한남대에 따르면 올해 3월 칠레 아타카마 사막을 시작으로 중국 고비(6월), 이집트 사하라(10월)에 이어 지난 2일 남극 종주까지 세계 4대 사막마라톤을 1년 안에 완주한 한국인 최초의 그랜드슬래머가 된 최규영씨가 경기 직후 모교인 한남대에 ‘남극일기’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내왔다.

그랜드슬램을 향한 마지막 레이스를 위해 남극을 향해 가는 배안에서부터 남극에서 6박7일간의 레이스 과정에서 느낀 소감을 일기처럼 적어서 보낸 이 글이 교내에 퍼지면서 많은 대학생들에게 도전정신과 불굴의 의지, 꿈을 되살려주고 있다.

“참가비만 총 2,300만원이 넘는 4대 사막마라톤은 돈이 없다면 엄두도 못 낸다. 그래서 (작년에) 나는 호주로 건너갔고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밤까지 농장에서 일을 했다. 한국에서 공부로 밤을 지새우고 아르바이트로 학비 생활비를 충당하는 것이 한국에서 나의 현실이었다면 호주에서는 노동으로 생활비와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현실이었다. 현실은 어느 곳에나 존재했고 아침마다 내 목을 졸라왔으며 가혹했다. 다만 다르다면 난 꿈을 위해 현실을 살았고 나를 부러워하는 친구들은 도서관에서 현실을 위해 현실을 살았다.”

최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무모해보일 수 있는 이 도전에 달려든 이유를 이렇게 쓰고 있다. “내가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난 내 나이 60에 ‘그때 그 일을 할걸...’하며 후회할 자신이 없다.”고.

또한 최씨는 마지막 결승점에 다다를 때의 소감을 이렇게 적었다.

“정말 허파가 터지도록 뛰었던 것 같다. 그렇게 뛰고 또 뛰고 넘어지고 뛰어서 결승선 앞에 섰다. 자그마치 1년이란 시간을 뛰어온 내 레이스의 결승선을 눈앞에 두니 어떤 말로도 표현을 하기 힘든 복잡한 감정이 내 가슴을 뚫고 올라왔다. 그리고 그것은 눈물이 아닌 웃음으로 표출되었지만 그 진정성은 누구도 공감하지 못할 서러움과 두려움임을 나는 안다....”

인터넷을 통해 최씨의 남극일기를 접한 한남대 학생들은 “같은 학생이지만 최씨가 정말 존경스럽고 부럽다”, “내가 현실에 안주하는 것 같아 반성이 됐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현재 휴학 중인 최씨는 남극 레이스를 다 마쳤지만, 몇 개월간 남미지역에 머물며 스페인어 공부를 할 계획이다. 한남대에서 기독교학과와 글로벌커뮤니케이션·컬쳐전공을 다전공하고 있는 최씨는 내년 3월 복학해 학업을 마친 뒤 세계를 무대로 또 다른 꿈을 펼칠 비전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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