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종문 목사
오늘날 세계 구석구석을 들여다가 보면, 고난의 시대에 대한 끝이 보이지를 않고 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은 민족 간의 갈등, 종교 간의 갈등, 독재자의 폭거, 정치적인 갈등,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인해 근심에 가득 차 있다. 부활의 계절, 희망의 계절, 기쁨의 계절, 생명의 계절은 2014년도에도 어김없이 찾아 왔다. 하지만, 기아와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하나님의 피조물들이 죽어가고 있다. 독재자들의 폭거는 계속되고 있으며, 자연재해로 인해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좀처럼 부활과 생명의 계절에 희망과 기쁨이 전혀 보이지를 않고 있다.

이러한 고통과 고난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고난에 동참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고통과 슬픔을 이기는 것은 그리스도를 향한 신앙 고백이 아니다. 그의 고난에 동참해야 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고난을 당했지만, 결국 승리했다. 우리가 예수의 고난에 동참해야만, 부활의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삶은 늘 고난이 뒤따라 다닌다. 그게 전부도, 마지막도 아니다. 언젠가는 기쁨과 행복이 찾아올 것이란 희망을 갖고 살아야 한다. 사실 기독교는 부활의 기쁨, 성탄의 기쁨과 같은 잔치로 넘쳐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못하다. 한국기독교만 보더라도, 분열과 갈등으로 인해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다. 오히려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다시 십자가에 못을 박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까지 든다. 십자가의 정신이 실종된 것이다. 즉 한국교회가 십자가를 지지 않고, 자기 최면에 걸려 희망의 종교로서의 역할을 상실했다.
십자가는 곧 고통과 고난, 잔인한 죽음의 상징이다. 십자가의 고난과 고통이 있기 때문에 부활의 기쁨, 소망의 기쁨, 생명의 기쁨을 얻을 수 있다. 때문에 희망을 가지고 사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교회 안에는 십자가의 정신이 실종돼, 한국기독교가 희망의 종교, 부활의 종교로서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교회의 십자가탑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데, 이 십자가탑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교회마다 십자가탑을 높이는데 경쟁을 벌이면서, 바벨을 노래하고 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은 ‘한국기독교가 십자가 정신이 있느냐?’고 묻고 있다. 교인들마저도 세상 사람들의 이 같은 생각에 동조하며, 스스로 교회를 떠나고 있다.

한국기독교가 세상을 버리면서, 하나님은 한국교회를 버리지나 않았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사실 한국교회는 고난당하는 이웃과 기아로 인해 굶주리고 있는 이웃을 외면하면서, 바벨탑 쌓기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셨다가 다시 다신 우리의 구주는, 한국기독교의 이 같은 모습을 보고, 슬피 울고 계시다는 사실이다.

우리에게 부활의 계절, 희망의 계절이 온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2014년 부활의 계절을 맞이한  한국기독교가 그래도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울부짖음을 듣기 위해 노력하며, 배고픈 자와 착취당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찾아주기 위해 한목소리로 기도하며, 이들을 위해 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최소한 양심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지구촌 곳곳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울부짖고 있다. 배고픈 자와 착취당하는 사람들이 정의를 찾고 있다. 또한 경멸을 당하며 불이익에 놓인 사람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요구하고 있다. 전쟁과 종족간의 갈등으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들이 평화를 요구하며, 죽음에서 구원해 달라고 아우성치고 있다. 이들의 외침을 들을 수 있는 한국교회의 모습이 그립다.  

기독교는 희망의 종교이며, 부활의 종교이다. 고난과 고통 속에 놓인 사람들에게 기독교적 희망으로 위로하고 저항하게 하는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희망이 없는 사람은 불의하고 폭력적인 세계와 타협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희망을 품은 그리스도인들은 진실과 가난한 자의 권리를 위해서 싸우고, 이 땅에 하나님나라가 도래할 수 있도록 선취해야 한다.

예수가 십자가형에 처해진 골고다 언덕 뒤에 부활의 태양이 떠오르고, 십자가에 달린 그 분 안에서 새롭고 영원한 세계의 창조가 다시 시작되어 듯이 말이다.           
  
열린복지랜드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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