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탁 기 목사
고난주간에 진도앞바다에서 일어난 여객선 새울호 침몰사건은, 고난주간 내내 국민의 마음을 침통한 분위기로 몰아넣었다. 이 배에는 승객 447명, 승무원 29명, 승무보조원 3명, 행사진행요원 1명 등 475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 중 290여명이 실종됐다. 선채를 끌어 올려야 이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다는 비보는 실종자가족과 국민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안들고 있다. 더욱 국민들을 안타깝게 하는 것은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325명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생사가 확인되지를 않고 있다. 또 이들이 남긴 글들은 이들 주변사람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처음 정부의 발표는 탑승자 전원이 구조됐다는 말에 탑승객 가족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많은 희생자를 낸 단원고등학교도 정부발표와 언론보도를 믿고, 그대로 발표하며, 학부모들을 안심시켰다. 뒤늦게 발표된 오락가락한 정부의 발표에 이 학교 2학년 학생들의 부모들은 분노했다. 그리고 학교가 마련한 전세버스에 몸을 싣고 사고현장으로 내려갔다. 

실종자 가족들은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하늘을 향해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그리고 실종자 가족들은 내 자녀가 살아 있을 것이라는 작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사고현장을 찾아 혹시 자식의 살아있다는 소식이 들여오기만을 두손모아 기도한다. 그러나 사고현장에서 실종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이들의 소지품만 떠다녀 실종자가족들을 애태우고 있다. 이들은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작은 희망마저 사라지고, 절망의 늪에 한 없이 빠져들고 있다. 

혹시 생환할 것이라고 믿고, 하늘을 향해 도움을 요청했던 실종자 가족들은 사늘한 주검으로 돌아오는 실종자들의 모습을 보며, 하늘을 원망하며 목을 놓아 통곡한다. 살아서 돌아올 확률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가족들 중 오열하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가는 모습도 목격되고 있다. 행복한 수학여행을 즐겨야 할 이 시간에 누가 우리의 아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희망의 목소리는 절망으로 바뀌었고, 이제 실낱같은, 희망마저 상실했다.

여기에다 정부의 승선 및 구조인원이 오락가락하게 발표되면서, 자녀들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실종자가족들을 분노케 만들었다. 이제 실종자가족은 정부도, 선박회사도, 해경도, 재난대책본부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사고수습현장을 찾은 전남도지사, 정운찬 국무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이 물세례를 받는 등 봉변을 당하기도 하고, 황급히 사고현장을 떠나는 이들의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이러한 절망 속에서 생환한 6살의 권지은양은 고난의 주간, 부활의 아침에 슬픔에 빠진 실종자가족과 국민들에게 실낱같은 작은 희망을 주고 있다. 승객 모두가 힘을 합해 권양을 구조했다는 보도의 내용과 화면에 비쳐진 권양의 모습은, 작게나마 국민들에게 작은 희망이 다가오고 있다. 권양은 한참동안 가족을 찾지 못해 애태웠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찾아온 할머니와 고모부는 부모와 오빠의 생사를 모르는 상황에서, 권양에게 희망이 되었다. 슬픔에 빠진 실종자가족과 국민들도 ‘다행이다’며, 함께 기뻐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국민들 역시 실종자 가족과 마찬가지로 텔레비전 화면에서 눈을 떼지를 못하며, 생환을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또한 단원고등학교 주변에 위치한 교회들은, 고등학교 학생들의 피해를 확인하며, 전교인이 한자리에 모여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철야기도회를 갖기도 했다. 또 한국교회 모두가 고난주간 특별기도회를 드리면서, 진도 새월호 침몰사건에 대해서 아픔을 함께하며,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그리고 부활절연합예배를 추모예배 겸해서 드리기로 했다. 한국교회협의회를 비롯한 한국교회연합, 한국기독교총연합화 등의 단체들도, 실종자를 구조하는데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사고현장을 찾았다. 이들의 무사귀환을 통해 실종자유가족과 국민들의 희망으로 다가오기를 소원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실종자들이 무사귀환하기를 간절히 소원하고 있다. 2014년 부활절을 맞은 한국교회는, 실종자들의 생환을 통해 실종자가족과 국민 모두에게 기쁨이 넘쳐나기를 소망하고 있다. 생명의 계절, 부활의 계절, 기쁨의 계절에 실종자의 생환이, 부활의 신앙이 국민 모두에게 다가와야 하지를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그리스도교회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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