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성 목사
꽃봉오리도 채 피워보지 못한 아이들이 차가운 바다에서 생을 달리한 지 꼬박 1개월이 되었다.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인해 꿈을 이루지도 못한 아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다. 국가 전체가 슬픔에 빠져 단 한명의 생존자라도 나오길 간절히 바랐던 마음이 이제는 단 한명의 실종자라도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아프지만 현실이다. 좀 더 빨리 구조대책을 마련해 아이들을 구출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밀려오지만, 이제는 책임자에 대한 엄중처벌에 집중할 때이다. 두 번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사회전반에 안전 불감증을 뿌리 뽑아야 한다.

더불어 사회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슬기롭게 수습해 나가야 한다. 가장 먼저 세월호 참사로 인해 국민적 우울증 현상을 치유하는데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현재 희생자 가족뿐 아니라, 이 나라 전체의 분위기는 슬픔과 괴로움에 빠져 항상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심각한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쇼크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국민들은 정부를 믿지 못하고, 각종 대중교통을 이용함에 있어서도 불안감에 공항상태가 찾아오기도 한다. 하루빨리 국민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더 이상 우울증 상태가 도미노현상처럼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의 소비심리 악화에 있다. 실제로 세월호 참사로 인해 전국적으로 각 사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국민들이 애도의 분위기에 동참하고, 우울증 현상이 심해지면서 소비생활이 심각하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제외하고라도 영세상인을 비롯한 중소기업 등이 연쇄 부도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말 그대로 국가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여기에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던 업체들도 올 스톱인 상태다. 각 단체나 기업체, 가정, 학교 등에서 5월로 예정되어 있던 각종 행사를 포함한 문화행사, 단체별 전진대회 등이 미뤄지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일제히 발생했기 때문이다. 관광회사나 요식업 등 서비스업이 피해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따라서 정부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발생한 ‘나비효과’를 정상궤도로 돌려놓기 위한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한국교회도 마찬가지다. 우울증에 걸린 국민들을 치유하고, 나라가 온전히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라도 세월호 참사로 인해 발생한 국민적 우울증 해소와 사고 경위 파악, 책임자 엄벌, 경제회생 등을 포함한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를 위한 ‘컨트롤 타워’를 세워 적극적인 해결에 나서야 한다.

이를 통해 정부는 실종자 수색을 하루빨리 마무리 짓고,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해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특히 실질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구원파 유병언씨에 대한 엄중처벌을 단행해야 한다. 또한 마녀사냥식 인터넷 여론 몰이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부정확한 보도를 지양하고, 국민 모두가 사실에 근거해 사고와 관련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언론의 오보와 경쟁적 보도는 더 이상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또한 기업의 설비투자 활성화 및 고용창출에 적극 나서고, 국민의 위축된 소비심리를 풀어 경색된 경제가 물 흐르듯이 흘러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안전에 대한 국가시스템을 선진화 시키고, 경시했던 안전에 대한 분위기를 바꿔 인재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어버리는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세월호 침몰로 인해 희생된 사람들의 아픔과 상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추태는 벗어던져야 한다. 오히려 이번 기회를 한국사회가 하나가 되는 계기로 삼아 갈라져 있던 국가의 힘을 한데로 모아야 한다.

예장 정통보수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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