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 희 열 목사
지구촌의 축제 2014 브라질 월드컵이 개막을 앞두고 있다. FIFA에 가입된 국가들이 힘든 예선과 본전 지역경쟁을 뚫고, 속속 브라질에 입성하고 있다. 각 국가별로 16강, 8강,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막바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자랑스러운 우리나라도 러시아, 벨기에, 알제리와 한조를 이뤄 사상 첫 원정 8강의 부푼 꿈을 달성하기 위해 대회 시작에 앞서 마지막 담금질에 한창이다.

국가대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염원도 크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전 국민이 우울증에 빠진 상황에서 월드컵은 시의 적절하게 국민들의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기에 충분하다. 정치적 색깔과 지역주의를 넘어서 대한민국이라는 한 울타리에서 동심으로 응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국민들의 바람은 단지 국가대표들이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뿐이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쓴 당시의 기쁨을 다시 맛볼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하는 모습이다. 어찌 보면 이번 월드컵이 각종 사건 사고로 혼란기를 맞고 있는 국민들에게 모든 것을 잊고 다시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도화선이 될 전망이다.

국가대표들이 초록 그라운드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뛰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국가대표들의 월드컵 전초전의 성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월드컵 직전 가진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보인 성적은 2패다. 튀니지에는 1대 0으로 졌고, 매번 평가전에서 우리나라에 굴욕을 안겼던 가나에게는 무려 4대 0이라는 스코어로 참패를 당했다. 문제는 결과보다도 평가전에 임하는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의 태도에 있다.

이미 튀니지에 져 분위기가 안 좋았던 국가대표가 터닝 포인트로 여겼던 가나와의 평가전. 국민들의 답답한 심정을 호쾌한 중거리 슛과 시원시원한 경기전개로 날려주길 바랬으나, 정작 본 경기에서 보여준 국가대표의 무기력함은 오히려 체증만 더욱 가증시켰다. 선수들의 움직임은 어딘지 모르게 호흡이 맞지 않았고, 공격과 수비 모두 허점을 드러냈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국가대항전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운동장을 쉬엄쉬엄 걷는 모습까지 보였다. 단순히 4대 0으로 졌다는 것을 떠나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투지와 열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평가전이 월드컵에 앞서 선수들의 기량을 최종 점검하고, 팀의 전술을 맞춰보는데 의의가 있다는 점은 공감한다. 그러나 과연 가나전에서 보여준 우리나라 경기운영이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팀의 전술을 맞춰볼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고려대학교 인맥이라는 오명 속에서도 국가대표로 차출된 박주영 선수는 외신기자들에 의하면 “경기장에 뛰었는지도 모르겠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움직임이 미흡했고, 최후방 수비수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무기력했다. 해외파라는 선수들은 몸을 사리는 것인지, 팀에 녹아들기보다는 자신만 돋보이려 노력하기에 바빴다.

선수기용에 있어서도 어떠한 전략을 시험하기 위해 교체를 했는지 모를 정도로 누구하나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경기 막바지에는 포기해버리는 모습까지 보여 이른 아침 국가대표를 응원한 국민들의 노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어야 했다. 그것이 국민들의 바람에 대한 국가대표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한국교회도 전도에 있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마치 축구경기에 서로 맡은 역할이 있듯이 전도활동을 함에 있어 각자의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해 영혼구원에 앞장서야 한다. 설령 전도에 있어 어렵고 지친 상황이 오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결승골의 짜릿한 맛을 봐야 한다. 결과는 하나님이 정해주시지만, 과정에 있어 끊임없는 노력과 기도가 없다면 원하는 승리를 얻을 수 없다. 갈수록 교인들의 숫자가 줄어드는 시점에서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나라 국가대표로서 승리의 골을 넣기 위해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한다. 승리의 나팔이 온 천하에 울려 퍼지도록 지금부터 담금질에 나서자.

예장합동중앙총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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