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세속화에 길들여지면서, 성서의 중심사상인 이웃사랑을 잃어버렸으며, 초대교회의 신앙공동체를 상실했다. 또한 밤하늘을 수놓은 십자가 탑은 빛을 잃어버렸으며, 소금의 맛은 맹물이 되어버렸다. 세상을 걱정해야 할 한국교회는, 오히려 세상 사람이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교회의 지도자들이 권력의 주변을 맴돌면서, 교회는 정치집단화 되어버렸고, 지역감정과 양극화를 부추기는 집단이 되었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교회는, 오히려 세상 사람들에게 짐이 되고 있다.

지난 한해 한국교회의 면면을 살펴보면, 교회 담임목사 세습을 비롯하여 이단·사이비들의 극성, 이를 둘러싼 분열, 교권을 둘러싼 분열과 갈등, 소외된 이웃을 향한 사랑의 헌금 급감, 반교회적인 행동, 교회재정을 둘러싼 분쟁, 일부 목회자들의 윤리적인 타락 등으로 인해 교회의 위상이 크게 흔들렸다.

한국교회는 1990년도를 정점으로 마이너스 성장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당시 한국교회의 교인은 1천3백만명이었다. 이후로 계속해서 교인이 감소, 1000만명, 700만명, 지금은 500만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창 교회가 성장했던 80-90년대 한국교회는 해외선교와 작은교회에 대해서 배려했다. 그리고 소외된 이웃들과 나누었다. 하지만 교인이 급격히 감소하고,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면서, 한국교회는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대부분의 교회가 마이너스 재정으로 인해 국내외 선교지원금을 중단했고, 소외된 이웃을 향한 사랑실천운동을 중단했다.

교회를 개척하는 목회자도 크게 줄어들었고, 오히려 폐쇄되는 교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것은 한국교회가 교회로서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성서의 ‘모든 족속에게 복음을 증거하라’는 말씀에 위배되는 것이다. 한국교회에 대해 희망을 버린 목회자와 교인들의 입에서 성서로 돌아가지 않고서는, 더 이상 한국교회에 기대할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렇다. 성서는 일치와 연합, 그리고 화합하라고 했다. 또한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했다. 또 헐벗고 굶주린 자가 있으면, 속옷까지 벗어주라고 있다. 잘못한 사람이 있으면, 일흔번씩 일곱 번을 용서하라고 했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이와 같은 성서의 말씀을 지키지 않는 것은 물론, 초대교회의 신앙공동체마저도 파괴하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교회는 피도, 눈물도, 용서도, 사랑도 없는 집단이 되었다.

한마디로 서글프다. 교회의 교회성을 회복해야 하겠다. 마틴 루터는 타락한 중세교회를 보고, 이대로는 하나님의 나라를 기대할 수 없다며, 종교개혁을 단행했다. 오늘 한국교회의 일부지도자들은 성직을 매매하고, 돈의 액수로 믿음을 결정하고, 돈을 받고 면죄부를 주고, 교회당을 매매하고, 작은교회의 교인을 빼앗고, 담임목사직을 세습하고, 여신도들과 부적절한 관계, 교회헌금을 횡령하는 등 중세교회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의 성장을 기대한다는 것이 오히려 우습다.

이런 모습을 보다 못한 교인들은 교회를 떠나 휴면상태에 들어가는가 하면, 타종교로 개종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잘못된 모습들이 공중파 방송을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 질 때마다 20만명의 교인이 떨어진다고 모두 한탄한다. 새해가 시작됐다. 모두가 화합과 소통의 시대를 열겠다고 공헌했다. 그리스도인들은 성서 안에서 소통하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성서로 돌아가는 것이며, 초대교회의 신앙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리고 잃어버린 교회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