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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종 목사] ‘빼빼로데이’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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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1.12  08: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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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효 종 목사
길거리가 온통 ‘빼빼로’과자로 물들었다. 저마다 바리바리 싸들고 웃음꽃이 떠나지 않는다. 바야흐로 ‘빼빼로데이’가 돌아온 것이다. 모 기업체는 이날을 매출량 최대일로 정하고, 모든 촉각을 곤두세울 정도로 애를 쓴다니 특별한 날이긴 하나보다.

‘빼빼로데이’는 대한민국의 독특한 기념일로, 밸런타인데이처럼 특정한 날에 초콜릿 과자인 ‘빼빼로’를 주고받는 날이다. 다시 말해 11월 11일의 숫자 ‘1’ 네 개가 ‘빼빼로’를 세워 놓은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기념일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현재 이 날은 젊은 층과 연인들 사이에서 ‘빼빼로’나 선물을 주고받는 날로 자리 잡았으며, 부동의 1위였던 밸런타인데이를 제치고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데이행사일이 됐다.

하지만 ‘빼빼로데이’이전에 이날은 바로 ‘농어업인의 날’이다. 이날은 농업이 국민경제의 근간임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며 노고를 위로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기념일이다. 어찌 보면 ‘빼빼로데이’보다 훨씬 중요한 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어업인의 날’이라는 사실을 아는 국민들은 몇이나 될까. 확신컨대 ‘빼빼로데이’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따라서 한국사회에서 기업적 상업용도로 만들어진 ‘빼빼로데이’보다는 국민경제의 근간인 ‘농어업인의 날’을 기념하는 것이 천부당만부당 맞는 말이다.

문제는 한국교회 안에서도 정처 없는 ‘빼빼로데이’가 아무런 여과 없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무분별하게 지켜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추수감사절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말이다. 일부 교회에서는 청소년이나 청년부보다 먼저 교회 안에서 어린이들에게 ‘빼빼로’를 나눠주는 일을 서슴없이 벌이기도 한다. 뭐 과자를 나눈다는 의미만 부여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빼빼로데이’를 기념해서 나눠주는 것은 그릇된 행동임이 틀림없다.

사실 요즘 교회 안에서 추수감사절의 의미를 알고 제대로 지키는 어린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그저 담임 목사의 몇 마디 말로 의미를 가르치거나, 부모들이 추수감사주일을 지켜야 한다고 무턱대고 데려가는 일이 전부다. 이런 이유 때문에 어린이들은 추수감사절을 ‘맛있는 거 먹는 날’로만 기억할 뿐이다. 하나님이 주신 양식을 맛있게 먹는다고 하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좀더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칫 추수감사절이 ‘빼빼로데이’에 묻혀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사’의 의미를 제대로 가르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세상에서 감사를 제대로 표현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인사치레로 ‘감사합니다’는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진심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합니다’는 쉽게 찾아볼 수 가 없다. 정말 감사할 일이 없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라는 질문에 확실히 답한다면 ‘아니오’다. 감사할일은 얼마든지 넘쳐난다. 그것도 크리스천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답은 정해져 있다. 지금 당장 감사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리면 된다.

매일 아침 눈을 떠 하루를 시작하게 해주신 아버지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밥을 먹을 때 일용한 양식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기도를 드리면 된다. 또 매사에 자신의 능력이 아닌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과 은혜로 살아가게 해주심을 감사하고, 온 땅에 평화와 사랑이 넘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면 된다. 매일, 매시간, 매순간 감사의 기도를 드리면 되는 것이다.

올해 추수감사절은 한 해의 수확과 하나님의 은총에 감사하고, 나아가 ‘감사’라는 의미를 되새기는 뜻 깊은 날이 됐으면 한다. 또 ‘빼빼로데이’처럼 가슴 설레고, 절로 웃음이 나오는 그런 기념일이 됐으면 한다. 무엇보다 가진 자들의 넘침을 축복하는 날이 아닌, 이 땅에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나님의 축복을 나누는 그런 자리가 됐으면 한다. 한국교회가 한 해의 수확을 이 땅의 모든 이들과 나누고, 소외된 이웃들이 밝게 웃는 온정의 자리가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예장 장신 총회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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