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기독교가 문화가 되고, 기업화 되고, 대기업화 되어가는 등 세속화 된 교회의 탐욕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한국교회가 이렇게 가는 것이 과연 맞는지를 되묻는다. 영화 제목도 그래서 라틴어로 ‘어디로 가시나이까’라는 의미의 쿼바디스다. 신약성경 요한복음에서 베드로가 예수에게 던졌던 물음을 한국의 모든 개신교인들에게 던지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교회의 대기업화의 뒤에는 탐욕이 숨어 있고, 세습을 단행해야 하며, 교인들이 드린 헌금을 자신의 명예와 탐욕을 위해서 마음대로 사용해도 괜찮다는 오늘 일부 대형교회 목회자의 잘못된 생각을 고발하고 있다. 특히 목회자가 ‘영적’이란 이름을 내세워 여성교인을 성폭행하고도, 아무렇지 않게 거리를 활보하는 목사의 모습은, 부끄럽지 못해 참담하다.
이 영화를 제작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김재환 감독은 이 영화에서 “나 역시 어린 시절부터 교회를 다니는 크리스천이다. 이 영화는 교회를 디스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회에 대한 애정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고 말했다.
김재환 감독이 말하듯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단순히 교회를 디스하기 위한 영화가 아니라는 쉽게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일부 대형교회 목회자의 탐욕과 성장주의, 승리주의, 성직주의에 길들여진 모습은 이 땅의 모든 기독교인 모두가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이 영화는 지적하고 있다.
영화는 외국의 유명 다큐멘터리 감독인 ‘마이클 무어’를 패러디한 ‘마이클 모어’라는 다큐멘터리 감독을 통해 한국의 대형교회 현실을 바라본다. 그는 조용기 목사 퇴진 요구 기자회견장에 가서 앉아 있거나 사랑의 교회 완공식을 지켜보는 등 여러 현장을 누빈다. 그 현장들은 말 그대로 일부 대형교회들의 치부가 드러난 민낯이다. 카메라는 실제 그 현장들을 그대로 담아낸다. 일부 목사들은 배우들이 대역을 하기도 하지만 나머지 장면들은 실제 현장들이다.
영화를 보면서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오늘 한국교회가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분명한 것은 탐욕과 바벨에 길들여진 한국교회가 하나님나라 선교를 위한 교회로 변화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감독의 마음을 그대로 담고 있다. 이것은 분명 한국교회 교인들과 국민의 마음이기도 하다.
영화 중에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로마로 가서 제도가 되었고, 유럽으로 가서 문화가 되었고, 마침내 미국으로 가서 기업이 되었다. 결국 한국으로 와서는 대기업이 되었다”는 말이 나온다.
이 물음은 결국 대형교회가 부와 권력을 가진 존재가 되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규모에 대한 집착, 세속에 대한 욕망, 결국은 돈에 집착하고 돈을 섬기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준다. 심지어는 대를 이어 그 부와 권력을 향유하려는 세습까지 불사하는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화에서 지적한 것처럼 모 교회는 화려한 교회 건물을 갖게 됐지만, 그 동안 교회가 가졌던 권위, 존경, 명성을 모두 잃어 버렸다. 어쩌면 교회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랑과 정의, 생명, 평화까지도 버리면서, 결국 화려한 건물을 택했다. 이것은 분명 한국교회의 일부 목회자의 탐욕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리고 이러한 교회가 무슨 의미가 있을지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이 영화는 한국교회를 디스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영화가 던지고 있는 메시지는, 오늘 10만 목회자와 1000만 기독교인 자신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쿼바디스. ‘지금 어디로 가시나이까’./예장 합동중앙총회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