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명 환 목사
오늘 대한민국은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 노사간의 갈등이 심각하다. 양극화 현상은 나라를 파국으로 몰아넣는 망국병임에 틀림없다. 이제 양극화는 정치 경제 문화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병리현상이다. 정치권은 보수와 진보의 이념 논쟁 속에서 소모적인 다툼을 계속하고 있고, 경제적으로는 부자와 가난한 자 사이의 괴리감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결국 국민간의 분열을 조장한다.

이 심각한 양극화는 교회라고 해서 자유로운 것이 아니다. 한국교회는 대형교회와 작은 교회로 갈수록 양분되고 있다. 이것은 물량적 성장만 추구 해온 교회가 당연히 직면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 결과이다. 하지만 그 증상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이제 교회의 목회자도 지역이 어디출신이냐에 따라 모셔오는 세태가 되었다.

한국교회는 부유한 서울 강남지역 교인과 소외된 지역의 가난한 교인, 고급 승용차와 고급주택을 제공받고 연 수억대 사례금을 받는 목회자와 단칸방에 기거하며 근근이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개척교회 목회자, 헌금이 넘쳐 수천억대 호화 교회를 건축하는 대형교회의 넉넉함과 언제 쫓겨날지 몰라 전전긍긍해야 하는 작은 교회, 진보교회와 보수교회 등으로 갈라져 서로를 경계하며, 갈등의 골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특히 교회의 내부조차 이런 양극화 현상에서 자유롭지 않다. 교회끼리의 양극화는 물론, 교인들 사이의 분리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출신지역에 따른 이합집산,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 끼리끼리의 모임 등등은 누가 보아도 좋은 모습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값싼 축복은 난무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한국교회가 양극화 해소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양극화 조장의 중심에 있었던 잘못을 회개하고, 예수그리스도의 화합과 일치의 정신을 교회가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만 세상의 변화와 교회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대형교회는 작은 교회를 품고,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작지만 개성 있는 교회운동’, ‘분가개척’, ‘도시교회의 농촌교회지원 운동’, ‘목회자 세우기’ 등이 교회의 양극화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먼저 교회가 시작될 때 목사 개인이 개척하는 형태보다는 기성교회가 일정한 숫자가 되면 자기 몸을 나누는 방식으로 하는 선교는 한국교회가 나아갈 대안적인 길이며, 서로 건강하게 상생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하지만 맘몬과 바벨을 노래하는 한국교회에서, 이 아름다운 모습은 언제쯤이나 볼 수 있을까(?)

지역에 있는 큰 교회들이 작은 교회들을 멘토로 삼아 그들을 멘토해 주고 그들에게 구체적인 전도의 동력을 제공하며, 그들에게 물질적 자립을 위해서 돕는 일들을 실천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것은 성서에 나타난 경제정의이기도 하다.

한국교회 일부 인사들은 사회적 양극화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집회 현장에서 ‘종북’ ‘빨갱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다니며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는 목회자가 할 일이 아니다. 대립과 반목이 있는 곳에 화해와 평화를 전파하기는커녕,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는 모습은 버려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 역시 분열과 갈등 속에 있는 민족을 합치하는 화해자로 이 땅에 오셨다.

지금 한국교회는 양극화의 문제를 먼발치의 남의 문제이거나, 정부의 일이 아니라 우리 교회의 문제로 얼싸안아야 할 시점에 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가 . 화해자와 중재자로 모셔, 분열과 갈등의 현장에서 화해자의 역할을 감당했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인천 갈릴리교회 담임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