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명 환 목사
70년대 한국교회는 대도시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세계교회가 놀랄 정도로 크게 부흥했다. 그것은 정통적인 부흥운동과 미국의 교회성장론, 그리고 박정희대통령의 경제정책이 맞물려 상승작용을 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한마디로 한국교회의 성장에는 자본주의의 경제논리가 철저하게 베어있었다. 이와 함께 한국교회의 성장 뒤에는 농어촌교회들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이 있었다. 한마디로 도시교회와 농촌교회가 공존하며, 교회를 크게 부흥시켰던 것이다. 당시 농촌교회의 희생으로 전도된 교인들은, 살기 위해 도시를 찾았고, 이들은 공허한 마음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교회를 찾았다.

그러나 문명의 이기와 무한 경제논리는 교회간의 협력과 화해, 그리고 공존을 파괴시켰다. 도시교회들은 농촌교회를 외면, 농촌교회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이 때부터 한국교회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한국의 기독교는 부자들의 종교로 바뀌어졌다. 또 철저하게 내 교회 중심으로 변질되었다. 교회성장에 몰두한 한국교회는 성장의 극대화를 위해, 기업들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사용한 다단계방식의 제자화 훈련 프로그램을 채택했다. 그리고 교인들을 관리했다.

교회마다 떠난 교인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이웃교회에 상처를 주면서, 교인들을 빼앗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이것은 한국교회의 마이너스 성장을 예고한 것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교인들은 계속해서 교회를 떠나고 있는데, 불신자들을 전도하여 빈자리를 채우기커녕, 이웃교회의 교인들을 빼앗아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한국적 상황에 맞는 목회를 외면한 결과가 가져온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결국 교회의 전도자원을 고갈시키는 결과를 초래했고, 교인들의 수평적 이동을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오늘 한국교회가 실시하고 있는 제자훈련 프로그램 대부분은, 다단계 판매사원의 교육 프로그램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겉으로는 전도한 교인들을 교육하고, 정착시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제자훈련의 당위성을 말하고 있지만, 내면을 살펴보면 교회성장의 조급함과 자본주의의 경제논리가 짙게 깔려 있다.

이 훈련을 받은 전도자 또는 평신도지도자는 구역장으로 임명되어 구역을 점조직으로 운영하고, 구역을 키우는 일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키운 구역은 분열시켜 자기가 키운 구역장에게 넘겨준다. 따라서 훈련된 목사 또는 전도사는 구역장을 관리하는 사역을 한다. 이것은 기독교를 가장해서 포교활동을 벌이는 이단, 사이비도 마찬가지이며, 이단, 사이비가 기존의 교회에 파고들어 점조직 형태의 포교활동을 벌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일부교회는 점 조직화 되어 침투한 사이비, 이단들로 인해 일대 혼란을 겪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본주의 무한경쟁의 논리는 또한 교인들을 수로 계산하는 숫자놀음에 빠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 교회가 비대해진 만큼, 경쟁적으로 교회건축을 벌이는 결과도 만들어 냈다. 실적을 위해서 가짜교인을 만들어 내고, 허위로 교인들을 등록시키는 웃지 못 할 일도 교회 내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정통적인 목회방식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교회가 세속화되어 가면서, 한국교회를 걱정하는 목회자와 교인들은 과거 가난하지만 하나님나라 선교를 충실히 감당한 청빈한 목사님을 그리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천 갈릴리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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