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진 성 목사
중국 베이징에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스모그 최고 단계인 적색경보가 내려진 것.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는 14일부터 16일 사이에도 베이징과 텐진, 허베이 등을 중심으로 또 한 차례 악성 스모그를 예고한 상태다. 이와 함께 세계의 허파로 불리는 남미 아마존 열대 우림 파괴와 동남아시아의 열대 우림 파괴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자연재앙들이 일어나 심각한 상황이다.

이 모두가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인재다. 무분별한 개발정책으로 인해 생태계 파괴가 빠르게 일어났고, 이는 곧 자연과 문명의 균형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했다. 인간이 아무 생각 없이 저지른 행동이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온 셈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자연재해는 마치 인간을 향한 자연의 처절한 복수극일지 모른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인간이 늦었지만 기후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책마련에 나섰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온실가스 감축 대책 마련을 위한 파리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가 열리고 있어 어떤 합의문을 도출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자연재해가 재앙수준에 다다른 상황에서 기존 교토 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 체제를 구축할 합의문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하지만 이런 바람이 쉽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재정 분담 등을 두고서 선진국과 신흥국, 개발도상국 사이의 견해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있지 않는 눈치다. 그럼에도 전 세계는 12일 끝나는 파리 유엔 기후변화협약 총회에 단순히 절충안 수준이 아닌 혁신적 합의를 기대하고 있다.

사실 1997년 체결된 교토 의정서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았던 미국과 일본 등이 자국의 산업을 보호한다는 미명아래 이탈했고, 이후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도 중국이 협약 체결을 거절하면서 반쪽짜리 국제규약이라는 오명을 얻었었다.

따라서 인류 구원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모두가 납득이 될 만한 합의를 도출하길 기대한다. 모든 회원국들이 합심해 지구의 온도 상승폭을 2℃ 이내로 제한하는 합의에 동참하길 촉구한다. 더 이상 자국 산업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망설인다면 산업이 아닌 인류의 생존권이 위협받음을 명심해야 한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보존하는 일은 사명과도 같다. 인간의 욕심을 위해서 쉽게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발전이 더디더라도 창조질서를 보존하는 일을 우선시해야 한다. 문제는 단순히 몇몇 나라들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모두의 협조가 필요하다.

창조질서 보존은 거창한 것도 아니다. 지금 당장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며, 바꿔 쓰고 다시 쓰자) 운동을 벌이면 된다. 이 운동은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가 테이블에서 쏟아내는 말들보다 훨씬 빠르게 창조질서를 보존하려는 노력의 단초를 놓을 수 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창조질서 보존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도배나 냉난방시설 교체, 새터민 장애우 다문화가정에 사랑의 연탄 나누기운동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에너지 나눔운동을 벌이고, 교회 옥상을 이용해 태양광 발전시설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주일 예배 때 승용차 같이 타기, 자전거 타기 등 수송에너지 절약운동을 실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는 누구에게 맡겨 놓아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인류는 모두가 하나된 마음으로 창조질서를 보존하려는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보존할 수 있다.

샬롬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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