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명 찬 목사
새해 아침이 밝았다. 지난 2015년을 돌이켜 보면 한국교회는 사회와 국민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특히 교회조차도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따라서 올해에는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한 해로 만들었으면 한다.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지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이나 불우한 이웃들은 닥쳐온 겨울이 두렵기만 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경제가 어렵다 보니 우리 사회는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잊어버리고 있다. 갈수록 따스한 사랑의 손길이 뜸해지고 관심도 없어진지가 오래다. 이런 식이라면 사회 약자들의 고통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인심이 각박해지고 인정이 메말라져 가고 있다는 것을 반영해 주고 있다. 그럴수록 교회는 사회와 불우한 이웃에 대한 관심을 더 쏟아야 할 때이다. 그러나 교회도 재정의 어려움을 내세우며 이웃돕기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이웃사랑을 외치며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교회마저 불우한 이웃을 외면하고 있는 마당에 하물며 일반인들의 인심이야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물론 경제적 어려움이 아직 풀리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그만큼 세상의 인심이 각박해져 가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극도의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사회 전체에 만연해 있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이러한 잘못된 인식들은 곳곳에 퍼져 있다.

이기심이 팽배해져 가면서 언제부터인지 이웃에 대한 관심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특별나게 보일 정도다. 이런 풍조 속에서 복지시설의 겨울나기는 그야말로 혹독한 추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교회는 성도들로부터 의무적으로 십일조 등 수많은 헌금을 거두면서도 정작 복지사업에는 극히 인색하다는 비난을 받아오고 있다. 실제로 교회에서 거둬들이는 헌금은 주일헌금을 비롯해 감사헌금 건축헌금 등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그 액수도 천문학적이다. 그러나 그 많은 헌금이 어디에 사용되는지 모르지만 그리스도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불우 이웃돕기에 지출되는 액수는 부끄러울 정도다.

성도들에게 거둬들인 헌금은 대개 교회당 건립이나 목회자 생활비 충당에 사용된다. 이 가운데 이웃돕기에는 겨우 생색내기에 그친다. 사회가 교회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은 이런데서 비롯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어떤 교회는 재정의 50%를 지역사회 선교와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한다고 한다. 교회의 외형적인 치장이나 목회자의 사치스런 생활비 충당보다 복음선교를 위한 사랑의 실천에 사용되는 헌금이라면 성도라면 누구도 아깝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교회는 사회의 희망이자 등불이다. 예수 그리스도 말씀대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성도들의 헌신은 교회와 목회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복음을 전하는데 돌려져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교회의 모습이며 성도의 신앙자세이다.

그러나 우리 교회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타깝기만 하다. 매년 겨울철이 오면 추위에 헐벗고 굶주리는 가난한 이웃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교회가 앞장서서 따스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하며 각박해진 인심을 순화 시켜서 그야말로 인정과 사랑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할 책임과 의무를 지니고 있다.

교회가 바로 설 때 사회도 올바르게 나아가는 법이다. 세상의 인심도 이기적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배려해주는 이웃사랑으로 기울기 마련이다. 사회는 곧 교회의 자화상이다. 사회가 혼탁하고 부조리하다는 것은 곧 교회의 모습도 그렇다는 의미다. 이제 교회는 교회보다 지역과 이웃을 더 많이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복음선교이며 사랑의 실천이다. 올 겨울에는 교회의 훈훈한 얘기들이 세상에 많이 나돌길 바란다. 아울러 올 한해에는 겨울철 뿐만 아니라 1년 내내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예장 한영 총무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