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탁 기 목사
오늘날 한국교회는 총체적 위기에 휩싸여 있다. 세상 사람들은 더 이상 교회를 신뢰하지도 존경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조롱하고 손가락질하며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교회의 교인 수는 마이너스성장을 거듭하며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그런대도 교회 내부는 온갖 갈등과 분열로 점철되어 있다. 이래서는 더 이상 한국교회에 희망이 없다.

그렇다면 교회가 왜 이처럼 사회적 신뢰를 상실하고 비판과 조롱의 대상이 되었는가.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 가장 커다란 원인은 바로 목회자들, 그 중에서도 소위 지도자를 자처하는 목회자들에게 있다. 따라서 한국교회가 다시 한 번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의 회개와 개혁,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자기의 잘못을 시인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자기의 반성이나 회개 없이 새로운 삶은 시작되지 않는다. 지도자의 회개는 더욱 어렵다. 그의 조직이나 개인의 명예가 실추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다윗을 위대하게 생각하는 것은 왕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자기의 잘못을 시인하였기 때문이다. 사울왕은 다윗보다는 적은 죄를 저질렀다. 그는 살인도 하지 아니하였으며, 간음도 하지 아니하였다.

다윗은 충복인 신하를 전쟁터로 내보내어 고의적 살인을 저지르고 충신의 아내를 빼앗았다. 그러나 그는 나단 선지자의 지탄을 받고 잘못을 시인하고 철두철미한 회개를 하였다. 이러한 다윗의 모습을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본받아야 한다.

한국교회에 ‘내 탓이요’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특히 지도자들이 이러한 회개 운동을 이끌어야 한다. 한국교회에 제대로 된 지도자가 많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교계의 정서이다.

자기 자신을 높이려고만 하고, 스스로 지도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라는 것이 한국교회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우려이다.

오늘날 교회 지도자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잘못을 회개하며, 통회자복하는 모습을 보일 때, 교회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도 사라질 것으로 여겨진다.

과거 한국교회에는 일본 제국주의 속에서 생명을 내걸고 신사 참배를 거부한 지도자가 있었다. 하지만 한국 교회 지도자들 중에는 친일파가 되어 신사 참배를 결의하고, 그 후에도 회개 없이 한국 교회의 지도자인양 군림하는 자들도 있었으며, 군사 정권 하에서는 그들을 찬양하고 다윗과 같은 위대한 장군이라고 칭송하며, 교인과 국민을 현혹하던 종교 지도자들이 많이 있었음을 우리는 보아왔다.

지금 와서 그들을 탓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한국 교회 앞에 자기의 잘못했던 행위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한 다음에 지도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자기의 잘못을 시인할 때 그만큼 성숙해지는 것이다.

교단 총회 때가 되면 금전 타락 선거로 인하여 많은 교회와 사회로부터 비난을 듣는다. 당선만 되면 그만인 것으로 치부하여 내가 부정을 했다고 양심선언을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존경을 받던 지도자들도 총회장에 당선된 후에는 존경을 받지 못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선거 제도를 고치자는 소리는 높아가고 있지만 사람의 의식이 바뀌지 않고서는 새로워지지 않는다. 법이 없어서 타락 선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법만으로도 지킬 의지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최고의 양심이라고 하는 종교 지도자들의 부패는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의 부패를 가져온다. 그러나 한국 교회의 갱신은 한국 교회의 발전과 민족의 평화와 화해, 더 나아가서는 민족의 통일을 앞당길 것이다.

한국의 개화기에 헌신과 섬김, 청렴으로 이 민족에게 희망을 주었던 초대 교회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은 교회의 외형적 성장과 이기주의 기복신앙에서 벗어나 소외되고 차별 받는 우리의 이웃에 관심을 갖는 교회가 되어 세상의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내 탓이요’ 운동이 절실하다.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 증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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