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중 선 목사
영국 기독교신문 크리스천투데이의 패트릭 마빌로그가 ‘당신이 바리새인이 되어 가고 있는 12가지 징후’라는 글을 게재해 작금의 한국교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 흥미로운 글을 쓴 마빌로그는 크리스천들에게 매일 교만해지고 있지 않은지,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정죄하고 심판하고 있지 않은지, 되묻고 있다. 더불어 우리가 12가지 바리새인 되어가고 있는 징후를 제시했다.

그 중에서도 작금의 한국교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몇 가지를 살펴보면 첫 번째는 자신의 잘못을 무시하고 넘어가는데 빠르지만, 다른 사람의 잘못을 발견하는 데는 더 빠르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잘못은 은연중에 슬쩍 넘어가지만, 남이 조금이라도 잘못을 하면 어떻게든 그 잘못을 널리 알리려 든다. 한국교회 안에서 크고 작은 소송전이 난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잘못을 서로 인정하고 대화로 풀기보다는 어떻게든 확대시켜 갈등을 증폭시킨다. 그리고 항상 본인에게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사람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데 관심이 많으며, 그런 기회를 얻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요즘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관심은 세속적인 성공에 있는 듯하다. 주의 종으로서 하나님 말씀을 온전히 전하기보다는, 인기스타가 되기 위해 별의별 방법을 다 동원한다. 강단에서 노래를 하거나, 춤을 추거나, 혹은 잘생긴 외모를 가꾸거나, 몸짱이 되거나 등등 성도들에게 인기 있는 목회자가 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다. 몇몇 목회자들은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재치 있는 입담을 뽐내고, 서바이벌 경연프로그램에 출연해 끼를 방출하는 목회자들도 있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하나님에게 잘 보일까가 아니라, 오직 인기 스타가 되어 열광하는 팬들의 아우성을 듣고 싶은 행동만 하고 있다.

또 다른 것은 항상 특전을 얻으려고 하고 목에 힘을 주고 으스대고 뽐낼 수 있는 기회를 찾으며,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 다른 이를 영예롭게 하기보다 자신의 영광을 취하려고 하는 것도 바리새인이 되어가고 있는 징후다.

소위 잘 나간다는 목회자들은 웬만한 대기업 사장도 부럽지 않을 정도로 높은 자리에서 그들만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목회자라는 직분이 미천하게 느껴질 정도로 이들의 행태는 과히 상상을 초월한다. 교회 안에서 절대 권력자로 모든 일을 독단으로 처리하며, 자신에게 반기를 드는 성도들은 철저하게 내친다. 설령 아무런 이유 없이 목회자 자신을 향한 칼날을 세워도 그들을 사랑으로 보듬고 감싸줘야 할 주의 종이 오히려 그들이 잘못했다며 책망하고 내쫓고 있는 것이다. 모두를 사랑하신 예수의 모습과는 상반된 행태를 오늘을 사는 주의 종들이 서슴없이 행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이들은 교회를 개인 소유물로 여겨 세습을 아무렇지 않게 밀어붙이고 있다. 자신들의 가족들의 안위만을 위해 성도들의 눈과 귀를 모두 막고 있다. 말 그대로 막강한 권력을 힘입어 예배당을 중세시대 성처럼 견고히 다지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러면서 마빌로그가 바리새인의 증후로 제시한 또다른 이유인 자신보다 신분이 낮아 보이는 사람들을 위한 행동에는 관심이 없다. 오늘날 세상이 교회에 등을 지고, 날선 비난의 목소리를 여과 없이 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교회가 본질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세상이 교회를 버린 셈이다.

실제로 누구보다 이 땅의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먼저 나서야 할 한국교회의 관심은 정작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세상이 우러러 보는 멋스러운 예배당 주인으로서 낮은 자를 내려보고, 아이돌 스타 인기 저리가라 할 정도의 인기 목회자로서 이름을 알리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러한 노력을 하면 할수록 세상은 그 교회와 목회자에게서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뜬구름을 잡는다는 말처럼 본질을 잃어버린 교회가 존경을 받을리 만무하며, 그러한 목회를 하는 목회자가 인기를 끌 이유도 만무하다. 결국 바리새인으로 전락한 초라한 교회와 목회자만이 덩그러니 서 있는 것이다. 작금의 한국교회가 위태로운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자책만 하고 있어서는 안된다. 지금까지 잘못했다면 이제부터 스스로 개혁과 갱신으로 거듭나면 된다. 그리고 한국교회는 이것하나만 기억하자. 더 이상 세상 사람들의 인기를 쫓으려 하지 말고, 하나님의 칭찬을 받기 위해 몰두하자.

예장합동진리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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