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욱 목사

종교개혁은 타락한 교회를 다시 일깨워서 진정한 교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사에서 개혁이란 용어는 항상 빠지지 않았다. 교회가 인간 사회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교회가 역사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면 교회는 그 존재 가치가 없다. 이럴 때 교회개혁이 요구되는 법이다. 우리 한국교회가 지금 바로 교회개혁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에 와 있다.

매년 종교개혁일을 기념하고 개혁의 정신을 이어 받아 실천하자고 외쳐왔지만 언제나 말뿐 실천이 없었다. 교회가 성장한 만큼 내적으로도 성장을 해야 교회로써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한국교회는 외적 성장에 비해 내적 성장은 그리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그래서 교회가 우리 민족 역사의 발전에 기여하기보다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사회를 향해 비판을 해야 할 교회가 거꾸로 비판을 받는다면 분명 교회의 기능이 역사발전에 역기능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인 셈이다. 기독교인들의 비신앙적인 삶의 방식, 목회자들의 타락, 교회의 기업화 등이 지금 기독교의 순수성까지 오염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극에 달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한국교회의 모습을 보고도 우리 교회지도자들이나 성도들은 교회의 개혁을 잊고 있다. 오히려 교회의 이런 비신앙적 요소들을 더욱 강화시키고 심화시켜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개혁이 교회내부에서가 아니라 외부에서 요구되고 있고 교회는 기득권을 지키려는 몸부림만 계속 하고 있다. 한국교회를 보고 심히 우려하는 것도 이런 교회의 모습 때문이다. 닫혀진 교회 문을 열려고 하는 목회자도 없고 성도들도 더욱 관심이 없다.

항상 열려 있어야 할 교회가 도둑이 두려워 닫혀 있는 우리 한국교회의 현실은 보면 종교개혁 당시의 교회 모습과 거의 다를 바 없다. 만일 루터나, 칼빈이나 쯔빙글리같이 막강한 교권과 대항하여 종교개혁을 부르짖지 않았다면 오늘 우리 사회는 암흑 같은 미개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당시 종교개혁은 단지 교회의 개혁만을 상징하지 않는다. 교회개혁은 사회 전반의 개혁이었고 암흑 속에 살던 인류의 등불 같은 것이었다. 교회개혁이 인류 역사발전에 획기적인 원동력이 된 것도 이런 의미를 보여 주고 있다.

개혁과정에서 무수한 성도들의 희생이 뒤따랐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힘을 믿고 의지했다. 이들은 올바른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뜻이었고 구원의 길임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우리 한국교회 목회자들이나 성도들이 교회개혁에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은 교회의 진정한 존재가치를 알지 못한 탓도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 기독교인들의 신앙이 잘못되어 있다는 점이다. 물질적인 기복신앙과 개인주의적인 이기심으로 가득 찬 신앙심으로 교회를 나가고 교회를 섬기고 있다. 목회자들도 이런 신앙심을 강조하고 부추겨서 일신의 영달만을 누리려 한다.

그래서 한국교회는 좀처럼 대교회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갈수록 더 심화되고 있다. 교회개혁이 단지 구호에 머물고 있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이제, 인류 사회는 새로운 변혁의 시기를 겪고 있다. 예전과 달리 사회가 앞서가고 교회는 뒤따라가는 세상이 되었다. 교회와 사회의 순서가 뒤바뀐 것이다. 그래서 더욱 교회개혁이 필요한 때이다.

아울러 교회개혁은 결코 말뿐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당부하고 싶다. 교계 전반에서 너도 나도 교회개혁을 부르짖지만, 정작 작은 것부터라도 개혁을 실천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래서는 교회개혁이 이루어질리 만무하다. 모두가 입으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몸으로 행해야 한다.

예장 대신(백석)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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