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연합운동의 방향 제시

기득권을 가진 교회지도자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으면 한국교회가 하나 될 수 있다는 한국교회연합운동의 새로운 방향이 제시됐다. 그러나 이러한 제시는 권위주의의 상징인 다윗문화에 길들여지고, 종교귀족화 되어가고 있는 오늘 한국교회의 현실 속에서 장밋빛에 불과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목소리이다.

지난 12일 한국교회 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사단법인 제우세계선교후원회(대표총재=한영훈 목사)가 ‘한국교회연합운동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로 연 대토론회에서, 이 같은 연합운동의 새로운 이정표가 제시됐다.

무엇보다도 이 대토론회는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한국교회연합운동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한국교회가 성령 안에서 하나 되어야 한다는 분명한 당위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두 갈래, 세 갈래로 갈라진 연합기관의 하나 됨은 선교와 대사회운동에 있어 절실하다는 것도 강조돼 참석자 모두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분열될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인 사실과, 초창기 교파주의적 선교 배경 등에 대해서자성하는 목소리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민족의 아픔인 분단의 중심에 교회가 있었다는 사실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임성택 박사(전 그리스도대학교 총장)는 해방이후 신사참배를 참여했던 인사들과 신앙의 절개를 시킨 인사들의 분열, 기장과 예장의 분열, 합동과 통합의 분열, 합동과 개혁의 분열 등 한국장로교 분열사와 신앙형태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이것이 한국교회의 분열과 갈등의 역사로 이어졌다는 점만 강조했다. 또한 임 박사는 장로교 이외에도 감리교를 비롯한 성결교 등 대부분의 교단이 교단분열의 아픔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결국 개교회의 분열로 이어졌고, 연합운동의 분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또 많은 교회가 지금도 교인들 간에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연합단체 역시 회원들 간에 기득권과 교권을 둘러싸고 피나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모든 종교의 갈등과 분열은 이웃종교와의 갈등과 분열이 아니라는 사실을 한국교회는 주지해야 한다. 모든 종교전쟁과 갈등은 같은 종교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다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교회도 WCC 부산총회에서 경험했다. 보수적인 교회와 진보적인 교회의 WCC 부산총회를 둘러싼 갈등은 볼쌍스러웠다. 이것은 오늘 동성애를 둘러싼 찬반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한국교회가 진보와 보수로 갈려 소모적인 싸움을 벌이고 있는 사이, 기독교의 선교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하나 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 대부분의 교인들은 엉뚱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교회는 연합운동에 대해서 체념한 상태이다.

안타깝게도 한국교회의 분열이 해방 이전, 한국선교 처음부터 시작되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한국교회가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한국교회의 분열은 영미 식민지신학과 제국주의 신학, 그리고 교파주의가 뿌리를 내리면서 예고된 것이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다 선교사들이 정교분리를 내세워 교회가 정치에 참여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교회와 피압박 민족이 유리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에 대해서 주제발표자나, 부제발표자가 말하지 않았다. 정교분리정책은 일본식민지세력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선교사들에 의해서 주창되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주제발표자 임성택 총장을 비롯한 부제발표자인 박종구 박사와 황인찬 박사는, 원론적인 여러 개로 갈라진 한국교회연합운동의 하나 됨의 당위성과 지도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하나의 연합운동체 구성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지만, 과거 한국교회가 분열될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과거 기독교의 역사를 몰각한 상태에서의 연합운동은 묘연하다.

 
한국교회 분열은 선교초기부터 시작

그것은 발제자들 역시 한국교회 연합운동에 대해 체념한 상태의 결과이다. 사실 한국교회는 분열과 갈등에 대해 체념한 나머지 연합운동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다. 대신 목회자들은 자신이 섬기는 교회의 성장과 맘몬교회당 건축, 다윗문화를 재건하는 데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이 연합운동에 대해 체념한 결과이다.

특히 한국교회의 분열은 영미의 교파주의를 한국교회에 그대로 이식시킨 결과물이며, 한국개신교가 한민족의 문화와 역사를 몰각시키면서, 교회와 사회의 갈등, 기독교내의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빚어냈다. 이는 한국교회가 일본 국가주의에 굴복하고, 신사참배에 참여하는 배교의 범죄를 저질렀다. 결국 이 같은 문제는 해방이후 고신이 분열되어 나가는 아픔이었다.

또한 한국교회가 정교분리정책을 내세워 교회가 정치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막았다. 대신 대부분의 선교사들은 가난하고 천박한 백성들에게 추상적인 ‘하나님 나라’와 ‘예수 믿고 천당’, ‘구원’, ‘복! 복!’을 외쳤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선교사와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은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하며, 철저한 이권을 챙겼다. 금광운영권 획득과 전기시설 계약 등으로 이권을 챙긴 알렌을 비롯한 농기계 장사에 열을 올린 언더우드 등의 선교사는 한국정부와 일본 제국주의 아래서 엄청난 수혜자이다. 그럼에도 한국교회는 선교사들이 가져다가 준 정통보수주의 신앙과 신학이 최고인 것처럼, 고수하는데 열을 올렸다. 한국교회는 오늘 이들의 영향아래 있으며, 이들에 의해서 교회와 교단, 연합단체가 분열되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교회는 한민족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아픔을 몰각한 채, 싸구려 복음을 전파하는데 경쟁을 벌였다. 결국 이는 깨어난 기독교인들이 교회를 떠나게 하는 결과를 만들어 냈으며, 6.25 한국전쟁이 한창인 때 예언자 전통과 예수의 전통을 이어야 한다는 기장과 정통보수주의 신학을 주장한 예장이 분열되는 아픔을 겪었다.

한국장로교회는 1934년 서북파의 교권주의자들에 의해서 한국교회가 함께 사용하던 찬송가와 공과가 분열되었다. 또한 장로교는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하면서, 재단법인 6개를 얻어냈다. 이것은 한국교회가 권력의 주변을 맴돌며, 온갖 혜택을 누렸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는 조선선교사공의회가 분열되는 결과를 낳았으며, 장로교는 평안도를 중심으로 한 서북파의 횡포가 극에 달했다. 이러한 원인들은 해방이후 분열로 이어졌다. 또한 이것은 교회와 사회의 높은 담을 만들었다. 또 합동측에서 나온 부발제자인 박종구 박사는 포기 못하는 공룡교단의 형태를 그대로 드러냈다. 그것은 박 박사가 연합기관의 법인 이사 구성을 큰 교단 중심으로 구성하고, 대형교단을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데서 쉽게 알 수 있다.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은 공룡교단인 장로교회에 의해서 분열되었다. 한국장로교가 찬송가와 공과를 따로 편찬하면서, 선교사공의회는 해체되었다. 장로교의 기득권은 결국 교권주의자, 기득권자, 귀족종교주의자, 맘몬과 바벨을 노래하는 교회를 만들어 냈다. 한국교회가 오늘 호화로운 교회당을 건축하는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마디로 교회를 권위주의와 교권주의, 기득권을 유지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교회는 부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결과를 불러 일으켰다. 또 교회는 예수님이 호화로운 교회당에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의 한국교회, 하나된 연합운동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다. 또한 중대형 교회들은 떠난 교인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서 이웃의 가난한 교회의 교인들을 빼앗아 와야만 하는 형국에 놓였다. 이로 인해 대형교회의 목회자와 작은교회의 목회자간의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으며, 교회간의 교인쟁탈전이 극에 이르렀다.

이날 임성택 교수는 강남의 S교회와 여의도의 S교회의 예를 들며, 호화로운 교회당이 교회성장과 연합운동의 걸림돌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 사실만 보아도 그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웃교회와의 갈등이 연합운동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귀족화 되어가는 한국교회, 권위주의의 상징인 바벨문화에 길들여져 가는 한국교회의 자화상을 비판한 것이다. 또한 행동하지 않는 교회를 비판한 것이다. 임 박사의 지적대로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은 이웃교회와의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어렵다. 기득권과 권의주의의 상징인 바벨문화를 버리지 않으면,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기대할 수 없다.

대사회적인 문제에 있어서도 한국교회는 세상과 정부를 향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한국교회가 하나 되지 못한 상황에서 동성애를 비롯한 인권법, 차별법 등의 폐지를 요구해도, 국회나, 국민들이 호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보수적인 한국교회가 정부의 2중대 역할을 감당했음에도, 정부나, 사회로부터 홀대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한국교회가 다윗문화에 길들여져 세상과 담을 쌓고, 호화로운 교회당 건축에 경쟁을 벌인 결과이다. 그리고 한국교회는 이웃종교와의 갈등을 계속해 왔다. 그것도 ‘진리’, ‘하나님’이라는 이름아래 자행됐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한국교회는 기독교내부의 갈등을 넘어 종교 간의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연합운동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이상에서 살펴 본대로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은 한마디로 희망이 없다.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모습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날 황인찬 박사도 두개가 합치면, 세 개가 된다고 했다. 그것은 오랜 경험에서 입증된 것이다. 한국장로교 300개 교단이 존재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측을 비롯한 호헌측, 개혁총연 등의 교단은 연쇄적인 분열을 일으켜, 한국장로교 300교단을 만들어 내는데 일조했다. 그리고 이렇게 분열된 교단은 하나될 수 없으며, 이들에 의해서 연합단체는 분열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같은 배를 탔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이 하나의 연합단체로 거듭나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그 두 체제를 그대로 인정하던지, 두 단체를 해체하라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발제자들 역시 이 같은 여론을 수긍했다. 안타까운 것은 이날 발제자들이 한기총과 한교연의 연합의 당위성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였지만, 진보교단의 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의 연합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한 하나님을 믿는 세단체가 대사회적인 문제나, 대정부를 향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헌데 태생이 다른 교회협과, 한기총과 한교연이 하나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한기총과 한교연도 하나될 수 없다. 이미 양 연합단체가 법인등기를 마치고, 각자의 살림을 차려 교단 모시기에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것은 이미 기득권을 가진 인사들이 양단체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또 분열의 당사자들이 중심에서 단체를 좌지우지 하고 있다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양단체를 해체하고, 새로운 단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토론회에서 연합정신의 진정성을 드러내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연합정신의 진정성은 교단이 크든 작든 일대일의 관계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단의 크기에 따라서 총대수가 많아지고, 작아지는 것은 연합정신에 위배된다. 지금 현재의 공룡교단에 총대수를 많이 배정하고, 작은 교단에 적게 배정하는 것은, 작은교단이 공룡교단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는 결과를 만든다는데 이의가 없다. 이것은 결국 분열의 분열, 또 분열을 낳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또한 연합운동과 상관없는 한국교회가 북한선교를 말하고 있다. 교단마다 북한선교를 구호처럼 부르짖고 있다. 이 북한선교는 현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미래 통일이후 북한에 들어가 남한의 교파주의를 그대로 이식시켜 놓겠다는 이야기다. 효율적인 북한선교를 위해 연합기관을 통한 북한선교를 말하고 있다. 문제는 남북분단의 중심에 교회가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 한국교회가 되돌아보지 않고, 추상적이며, 관념적인 북한선교만을 이야기 했다. 그리고 교인들로부터 북한선교헌금을 거두어들이고 있다.

분명한 것은 북한선교는, 북한만을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남한선교만을 이야기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남북한의 선교는 이제 남북한 민족, 아니 여기에서 더 나가 200여개국에 흩어져 사는 한민족의 선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민족의 아픔을 가슴에 끌어안고, 기도하며, 행동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한국교회가 연합에 의한 한민족선교를 충실히 감당해 낼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현장의 목회자들은 겸허하게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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