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들에 의해 자행되는 흉악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기독교들 향한 세인들의 비난이 또 다시 거세게 일고 있다. 아울러 생명의 종교인 기독교가 제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기독교인들의 범죄는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하고 있다. 목사이자 모 신학대학의 교수가 자신의 딸을 학대해 살해했는가 하면, 전도사였던 여자가 아버지를 살인하고, 신학을 공부한 사람이 일면식도 없던 여성을 무참하게 살해했다. 이 같은 살인 범죄 모두가 신학을 공부한 기독교인들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교계 전반에서는 이번 일련의 사건들을 뒤돌아보면서 한국교회가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서서 오늘 한국교회가 어디에 서 있는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기독교는 생명의 종교이다. 사랑과 용서의 종교이다. 그러나 요즘 한국교회 현실을 들여다보면 절로 한숨이 나온다. 생명을 지키고 사랑과 용서를 실천해야 할 기독교인들이 오히려 다툼과 분열을 일삼고 심지어는 고귀한 생명을 가차 없이 희생하는데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날로 흉악해지는 사회 속에서 어둠을 깨치는 빛처럼, 부패한 곳을 정화하는 소금처럼 그 역할을 다해야하는 기독교인들이 오히려 생명을 해치는 주범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는 한국교회 전반에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 있고, 성공지상주의가 판을 치며, 목적을 위해서라면 생명마저도 도구로 삼는 그릇된 가치관이 독버섯처럼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일어난 살인사건들은 한국교회가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교회를 찾는 이들을 전혀 치유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들이며, 한국교회 내에서 생명의 가치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반증하는 사건들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생명의 고귀함을 일깨울 수 있는 교육을 하루빨리 시행해 나가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성공이 아니라 생명을 우선할 수 있는 가치관의 교육, 하나님이 주신 한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는 교육을 주일학교 학생은 물론 모든 교인들에게 정기적으로 꾸준하게 시행해 나가야 한다. 이럴 때 한국교회가 생명을 보듬는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다.

아울러 정신적인 장애를 가진 이들을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추어 나가야 한다. 정신적인 장애를 가진 현대인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들을 품고 가슴으로 보듬어 안아야 할 책임이 교회에 있다. 정신보건기관과의 연계를 넓히고 지역 상담소를 설치하고 기초상담 과정을 교회가 제공해 이들을 돌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한다.

△기독교인 살인 범죄 잇따라
최근 기독교인에 의해 자행된 살인 범죄가 잇따랐다. 한국교회 성직자는 물론 예비 목회자인 신학대학원생, 교회에서 전도사로 일했던 사람이 흉악한 살인 범죄를 저지르면서 한국교회에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지난 17일 오전 1시쯤 서초구 서초동의 한 상가 건물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왼쪽 가슴과 어깨 등을 흉기로 수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피의자를 붙잡아 조사 중인 바에 의하면 피의자는 2014년까지 서울 지역의 한 신학원을 다니다 중퇴했고, 그 뒤로 교회에서 일했으나 교회 여성들에게 무시당하는 등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성들에게 자주 무시를 당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명 ‘묻지 마 살인’이 벌어진 강남역 일대에는 추모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이러한 추모 열기는 전국으로 번져 나가고 있다.

어버이날이었던 지난 8일에는 아버지를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를 붙잡았는데 이들은 살해당한 아버지의 아들과 딸이었다. 특히 남매 중 딸은 교회에서 전도사로 일한 경력이 있었다.

지난 2월에는 신학교 교수이자 목회자인 A씨가 중학생 딸을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을 11개월 가까이 미라 상태로 집에 방치한 사건이 벌어져 커다란 충격을 준 바 있다.

법원은 지난 20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목사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시신은 지난 2월 3일 경찰이 A씨 집을 압수수색할 당시 작은 방에 이불이 덮인 채 미라 상태로 발견됐다. A씨 부부는 “기도만 하면 딸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11개월간 집 안에 시신을 방치했다.

△끊이지 않는 기독교인 범죄
기독교인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범죄는 이뿐만이 아니다. 살인범죄 외에도 최근 언론 지상을 통해 몇몇 사건이 보도되면서 가뜩이나 바닥을 치고 있는 교회의 이미지는 끝 모를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교회에서 사역하며 강북 모 신학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재학생이 교회에서 위조 수표를 만들어 성매매에 쓰다가 경찰에 구속됐다.

그는 지난달 자신이 일하는 교회의 컬러복사기로 10만원권 자기앞수표를 10장 복사해 이 중 4장을 지난달 26일과 이달 9일 두 차례 성매매를 하면서 성매매 비용으로 지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의하면 그는 위조수표 제작 및 사용 사실을 인정했다.

지난 20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는 인천 한 교회 목회자와 관련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교회 예산이 13억인데 담임 목사 연봉으로 3억이 지출이 된다는 등의 내용이다. 이 목회자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현재 소송은 진행 중이다.
‘궁금한 이야기 Y’는 일주일 전인 13일에는 자신이 돌보는 한 지적장애인의 임금을 5년간 착취한 목사부부의 이야기를 다뤘다.
프로그램에 의하면 이 장애인은 2011년 5월에 취직해 일하기 시작했는데 5년 동안 월 2만원의 용돈만 받았다. 통장은 목사부부가 관리했는데 모두 6500만원이 조금 넘는데 지금 통장엔 1000원 조금 넘게 남았다.
이보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경찰이 서울 모 대형교회의 30대 부교역자 목사부부를 아동방임과 학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는 기사가 언론들을 통해 일제히 보도됐다.

보도에 의하면 이들의 학대 정황은 의식을 잃은 채 병원 응급실을 찾은 C양의 상태를 이상하게 여긴 의사의 신고로 드러났다. 담당의사는 C양의 머리에서 뇌출혈이 발견된 데다 골절을 오랫동안 치료를 받지 않을 걸로 판단해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C양이 목사부부에게 위탁된 이후 상처가 발생했으며, 오랜 시간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해 골절이 악화됐다는 전문기관의 소견을 확보했다. 하지만 목사부부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 망각한 한국교회
성경을 살펴보면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에 이르기까지 일맥상통하는 주제는 바로 ‘생명’이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드시고 거기에 영혼을 불어 넣으셨다는 말씀 속에는 생명의 중요성이 녹아 있다. 또한 죽음을 깨치고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는 이 땅의 죽임 당하는 모든 자들에게 부활의 소망을 안겨 주었다. 그래서 기독교를 생명의 종교라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명의 중요성은 물질만능주의와 맘몬주의에 길들여진 오늘날의 상황 속에서 점차 망각되고 있다. 모든 것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여 바라보는 그릇된 시각과 날로 가속화되는 무한 경쟁 속에서 인간성이 상실되고 생명의 소중함도 잊혀지고 있다. 세상에는 생명경시풍조가 만연되고 있다.

하나님이 지으신 생명을 바르게 이해한다면 이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그리스도인은 생명을 존귀하게 여기고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자세이다. 그런데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오히려 세상 사람들보다 더욱 생명의 소중함을 잊은 듯하다. 교회의 십자가탑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으며, ‘생명’의 가치보다 ‘자본’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반성서적이고 반윤리적이며 또한 반생명적인 것이다.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우리들은 이러한 그릇된 자세를 반드시 버려야 한다. 우리 모두를 겸허하게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 물질의 가치에 함몰돼 생명을 경시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가장 아름답고 가장 숭고하고 가장 존엄한 생명, 각자에게는 오직 하나뿐인 그리고 한번 뿐인 ‘생명’의 위대함을 새롭게 인식하고 생명이 존중되는 사회를 복원하기 위해 우리 기독인들의 삶은 날마다 기도하고, 실천하는 삶이 되어야 할 것이다.

△‘사랑’ 실천 시급
일명 ‘강남역 살인사건’이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가운데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사건 초기 ‘여성 혐오’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경찰이 이번 사건을 “조현병에 의한 묻지 마 범죄”로 밝히면서 ‘조현병’에 대한 관심과 함께 관리 부실실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러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조현병 환자는 국내에 약 5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병원 치료를 받는 경우는 5명 중 1명꼴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찰은 강남역 살인사건을 “조현병에 의한 묻지 마 범죄”로 밝혔지만, 이번 사건 또한 세상에 대한 분노를 극복하지 못하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는 점에서 그 동안 발생한 묻지 마 살인사건들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는 특정 개인의 분노 수준이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굳어지는 심각함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조현병’에 의한 개인범죄로만 치부할 일은 아니다. 물질만능주의와 성공지상주의, 경쟁중심의 교육 등 사회에 내포된 다양한 병리현상에 본질적인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교회 또한 여기서 자유롭지 않다. 교회마저도 이러한 잣대로 사람들을 평가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교회의 사이즈로 목회자를 평가하며, 헌금의 액수로 교인들의 신앙을 평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가진 자들의 종교가 아니라 가난한 자들의 종교이며, 예수 그리스도는 힘과 권력을 가진 자들이 아니라 사회에서 소외된 힘없는 자들의 편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교회가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외면 받고 버려진 이들을 가슴으로 보듬어 안을 때 비로소 사회적 병리현상도 줄어들고, 묻지 마 살인과 같은 흉악한 범죄도 줄어들 것이다.

아울러 교회에서는 영적 치료뿐만 아니라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정신적 병리현상은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하는데 우울증이나 불면증과 달리 불편함을 느끼지 않기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교회가 정신적 문제를 영적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의학적 치료와 병행할 때 치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숙지하고 병원 등 전문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기독교인들에 의해 자행된 살인사건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했는지 뒤돌아봐야 한다. 강남역 살인사건만 하더라도 피의자는 신학원을 다니다 중퇴했고, 그 뒤로 교회에서 일했다고 한다.

만약 교회를 찾아온 그에게 따뜻한 관심과 함께 제대로 된 치료가 병행됐다면 이러한 끔찍한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오히려 이 사회를 위해 큰 공헌을 할 수 있는 훌륭한 인물로 성장했을지도 모른다.

인간은 누구나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인격 형성도 당연히 그가 살고 있는 사회 풍조에 의해 형성되기 마련이다. 우리 사회에 묻지 마 범죄가 성행하고 있는 것은 사회라는 공동체 전체에 생명경시 풍조나 물질만능주의,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 풍조 속에서 교회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랑으로 이웃을 보살피고 관심과 배려를 기울일 때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 질 것이다. 또한 극단적인 범죄 또한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기독교인들은 사랑의 실천이 결코 예수 그리스도의 작은 메시지가 아니라 우리 사회를 구원해 줄 큰 메시지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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