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범 목사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고, 청소년 여름수련회의 기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세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잃어버린 영성을 회복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각 교회들도 저마다 여름 수련회를 알차게 준비하기 위해 지금부터 프로그램을 짜는데 골머리를 앓을 것이다. 여름과 겨울, 1년에 딱 두 번 있는 청소년을 위한 수련회이기에 그만큼 준비도 철저하다.

그런데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 바로 여름수련회의 안전사고다. 사실 청소년 여름수련회에서 그동안 크고 작은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계속 일어났다. 특히 날씨가 무더운 여름철 익사를 동반한 안전사고는 소중한 생명까지 앗아가며 안전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들에게 일깨우고 있다. 이에 한국교회 여름수련회의 안전점검을 강도 높게 실시하고, 청소년 및 어린이들을 위한 안전교육뿐 아니라 인솔교사들을 위한 안전사고 예방교육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맘때쯤 ‘안전’을 제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안전’, ‘또 안전’을 외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해마다 여름수련회에서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마치 반복되는 수레바퀴처럼 똑같은 실수를 계속해서 되풀이하고 있다. 더욱이 ‘메뚜기도 한철’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 몫’을 챙기려는 불나방들까지 모여 청소년들의 안전은 더욱 위험한 상황이다.

여름 수련회를 앞둔 2~3개월 전부터 이들은 한 명의 청소년들이라도 더 유치하려고, 교계의 신문에 광고를 도배한다. 물론 청소년 안전을 철저하게 책임지고 있는 단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몇몇 수련회를 제외하고는 이름도 생소한 단체가 주관하는 여름 수련회가 이맘때만 되면 봇물 터지듯이 나온다. 이들의 목적은 청소년들의 영성회복이라기보다 그저 돈벌이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여름수련회의 베테랑이라 불리는 선교단체들도 갑자기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당혹스럽긴 마찬가지인데, 처음부터 청소년들의 안전 따위는 관심조차 없는 사람들의 주관한 여름 수련회의 안전사고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 되묻고 싶다.

그럼에도 한국교회는 부주의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까 쉬쉬하기 바빴고, 사고 후에는 그저 특별기도회를 통해 천국가길 바라는 기도를 드리는데 그쳤다. 이들에게는 사고의 원인을 파악하고 다시는 똑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게 막는 것보다, 천국환송 기도회를 통해 한국교회가 애쓰고 있다는 느낌만 주면 된다는 생각에만 머물렀다. 결국 이러한 안일한 생각이 제2의 사건을 되풀이되게 만들었고, 작금의 상황에서 올 여름에는 어떤 사고가 또 발생해 우리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과연 언제까지 얼마나 많은 인원수를 동원하는 가에만 혈안이 되어 있을지 묻고 싶다.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하게 들어찬 강당에서,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낡은 시설에서, 호시탐탐 성추행이 난무하는 곳에서 과연 영성회복이 이뤄질지 의문스럽다. 분명한 것은 돈을 앞세운 여름 수련회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각 교회는 여름 수련회를 의례적으로 가는 행사로 치부하지 말고, 1년에 한 두 번 있는 소중한 기회로 생각해 준비부터 철저해야 한다. 특히 단지 여행이라는 개념의 떠남에 머무르지 말고, 어떻게 안전하게 잘 마무리 지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인솔교사나 지도교사들의 교육을 철저히 하고, 청소년들에게도 떠나기 전 당부사항과 주의 사항을 반드시 숙지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스파르타식으로 청소년들의 핸드폰을 수거한다거나, 혹은 체력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강행군을 반드시 철폐되어야 한다. 여름철에는 비교적 물놀이 등 익사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지역으로 수련회를 떠나기 때문에 인공호흡이나 심폐소생술 같은 기본적인 인명구조 교육도 실시해야 하며, 사전에 수련회 현장을 답사해 시설 안전과 시설 보수 등을 체크하는 것도 선행되어야 한다. 올 여름에는 모두가 사고없이 안전한 여름 수련회를 다녀오기를 기대한다.

예장 성서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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